美 은행 150개, 18개월내 도산-NYT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8.07.14 14:58
글자크기

(상보)

미국 주택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과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채무불이행 증가로 18개월 내로 상당수의 미국 은행이 문을 닫게될 전망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 보도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7500개에 이르는 미국 내 중·소형 은행 중 150여개의 은행이 향후 18개월 안에 문을 닫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살아남은 은행들도 지점 수를 줄이거나 합병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 구멍뚫린 금융 리스크 관리

이미 지난 11일 공격적인 모기지 대출로 주택시장 거품 조성의 선두에 섰던 모기지 업체 인디맥이 누적된 부실로 인해 문을 닫았다.



올 봄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도산 위기에 처한 575개의 은행들의 리스트를 공개했다. 그러나 자산규모 320억달러의 미국 2위 독립 모기지 대출업체 인디맥은 당시 이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의 금융권 위기관리 시스템에 헛점이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내 위기가 얘기치 못한 상황에서 언제든지 터져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인디맥의 도산과 미국 최대 모기지 대출업체 프레디맥과 패니매에 대한 미 재무부의 긴급 구제 방안으로 주택담보 대출로 인한 금융권의 위기가 다시 한번 고조되면서 월가 전문가들의 관심은 이제 얼마나 많은 금융기관들이 추가 도산할 것인가에 쏠려있다.

◇ 모기지 대출업체 발행 채권으로 확산된 위기


미국 정부가 도산 위기에 처한 프레디맥과 패니매에 대한 긴급 구제 방안을 내놓았지만, 금융권의 향후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우선 두 기관이 발행하거나 보증을 선 1조3000억달러 어치의 채권을 매입한 금융권이 1차 위기 대상이다. 정부의 긴급 구제 방안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두 기관이 처한 위기가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만약 프레디맥과 패니매가 도산하게 된다면 이들 금융권은 수십억달러의 추가 자금을 확보해야하는 상황에 처한다.

◇ 진짜 위기에 처한 건 지역 중소형 은행

이번 주부터 씨티그룹과 메릴린치를 포함한 대형은행들의 실적발표가 시작된다. 메릴린치가 60억달러를 상회하는 자산상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형은행들이 도산과 같은 대형 위기에 처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

대형은행들이 도산할 경우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규제당국이 관리감독을 게을리하지 않는데다, 위기에 처할 경우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정작 위기에 처한 것은 중·소형 은행이다. 이들 은행들은 주택 경기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손실규모가 눈덩이 불어나 듯 커지고 있다. 이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대형은행의 그것과 비교할 바가 못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 이후 현재까지 인디맥을 포함, 6개의 금융기관이 도산했다. 아직까지는 예상보다 적은 수지만 위기는 여전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1980년대 초반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을 지내고, 현재 금융 컨설팅업체 시큐라그룹의 회장을 맡고 있는 윌리엄 아이작은 "지금까지 은행 도산은 현 위기에 대한 핵심지표는 아니었다"며 "올해 안에 더 많은 은행들이 도산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진짜 위기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실제로 최근 몇 주간 플로리다의 뱅크유나이티드파이낸셜코포레이션과 캘리포니아의 다우니파이낸셜코포레이션과 같은 지역 중·소형 은행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은행들의 잇따른 도산으로 이들 은행 고객들에게 FDIC가 적립해둔 충당금 규모는 530억달러에 상당한다. NYT는 인디맥의 도산으로 FDIC가 예금자들에게 40억달러에서 최대 80억달러를 지급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기관의 도산 시 방패막이 되어줄 FDIC까지 덩달아 위기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