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vs 리먼 "같은 값이라면…"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8.07.1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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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억불 대 100억불 국내 금융사·美투자은행 몸값 차이 축소

"외환은행과 리먼브러더스가 동시에 매물로 나온다면…."

미국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세계적 투자은행 주가가 급락하면서 국내 금융회사의 '몸값'이 상대적으로 높아보인다. 지난달 한국에서 전략적투자자를 물색한 것으로 알려진 리먼브러더스와 HSBC가 인수를 추진 중인 외환은행을 비교하면 분명해진다.

우선 리먼브러더스의 시가총액은 지난 11일 100억달러 규모로 축소됐다. 이날 주가가 14달러43센트로 52주 최고가(74달러9센트)에서 80% 급락한 결과다.



반면 외환은행 (0원 %)의 시가총액은 14일 현재 8조6739억원. 미국 달러화 환산시(기준환율 1003원) 86억달러다. 단순한 시장가치로 볼 때 리먼브러더스보다 14억달러가량 낮다.

하지만 HSBC가 2007년 9월 론스타와 합의한 인수조건(지분 51.02%·63억1700만달러)을 반영한 외환은행 몸값은 120억달러를 상회했다. 론스타와 HSBC가 외환은행 매매계약을 한 지난해 9월3일 리먼브러더스 주가는 54달러83센트로, 시가총액이 380억달러에 달했다.



이를 두고 금융계 관계자는 "올들어 금융시장 여건이 급변했다"면서 "HSBC는 가격만 따진다면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큰 고민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HSBC로서는 회장이 전력을 다해 외환은행을 인수하라고 지시한데다 이번이 한국에서 대규모 영업망을 갖출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 섣불리 발을 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론스타와 HSBC의 계약이 파기되면 몸값이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 금융회사가 현 상황에서 (HSBC와) 동일한 조건으로는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 대장주' 국민은행 (0원 %)의 시가총액은 이날 19조5100억원으로 세계적 증권사 메릴린치(27조원)와 간격이 크게 좁혀졌다. 국민은행의 52주 최고가 대비 낙폭이 메릴린치의 절반 수준에 그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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