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화재 붕괴 盧탓? 李탓?

송기용 기자, 김경훈 기자 | 2008.02.11 16:55
임진왜란,6.25전쟁에도 멀쩡하던 국보1호 숭례문이 한밤의 화마에 스러졌다. ‘600년 서울의 아이콘이 무너졌다’는 외신의 긴급타전처럼 전 국민이 큰 충격에 빠졌다. 심산유곡도 아닌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힘한번 제대로 못써보고 무너져 내리는 숭례문을 TV생중계로 지켜보는 국민의 가슴도 함께 무너졌다.

전대미문의 어처구니 없는 참사와 관련,원인규명과 함께 책임소재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숭례문 소실로 사회가 혼란스러운게 걱정스럽다"(이명박 대통령 당선인)는 우려가 나올 만큼 민심이 흉흉하기 때문이다.

▲화재로 인해 처참하게 무너져 버린 국보1호 숭례문

◆盧탓 "5년간 할일 안해서..."= 한나라당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노무현 대통령과 현 집권세력에 화살을 돌렸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무현 정권이 지난 5년간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무리해가면서 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까지 초래됐다"고 비판했다. "정권말기에 잇따라 터져 나오는 안전사고에 할 말을 잃었다"고도 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숭례문 화재를 정부조직 개편과 연결시켰다. 그는 "현 정부의 문화재관리 체계와 소방방재가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드러났다"며 "정부 혁신이 정말로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노대통령이 봉하마을에 쓰는 관심의 10분의 1만이라도 문화재 방재에 쏟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현 정권 문화재관리의 총체적 부실을 보여준 이번 사건을 정권 이양기라고 해서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인수위원회도 공세에 나섰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국보1호인 숭례문을 지켜내지 못한 원인과 책임을 철저히 가려내 다시는 이런 참화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형오 부위원장은 "태안 유류사고가 엊그제 같은데 또다시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며 "국보1호를 지킨 게 소화기 8대뿐이었다는게 말이 되냐"고 현 정부의 무능을 지적했다.


◆李탓 "숭례문 개방 누가 했나.."= 한나라당과 인수위의 이같은 공세에 청와대와 대통합민주신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문화재 관리와 소방방재의 책임을 피할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상호 신당 대변인이 "이번 화재와 정부조직 개편안을 연관 짓는 것은 아전인수식 사고"라고 불쾌감을 나타냈을 뿐이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국민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 드린다"며 "숭례문 복원 대책과 문화재 관리 대책을 조속히 마련,발표하겠다"고 한껏 고개를 숙였다.

▲이명박 당선인의 저서 '온몸으로 부딪혀라'의 한 부분.

하지만 인터넷 상에서는 이명박 당선인을 비난하는 여론이 거세다. 숭례문 광장 조성과 개방을 주도한 이 당선인도 이번 화재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던 숭례문은 지난 2005년 광장 조성에 이어 2006년 3월에 완전 개방이 이뤄졌다. 당시 서울시장으로 재임했던 이 당선인은 "숭례문을 시민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음 아고라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숭례문이 무너진 이 상황에서 잘잘못을 따질때가 아니지만 굳이 묻자면 화재에 대한 제대로된 조치를 마련하지 않고 개방한 이명박 당선인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한뒤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비난도 상당수 였다.

이날 화재현장을 찾은 손학규 신당 대표도 "남대문을 일반에게 공개하고 국민들이 사랑하고 가까인 접하게 한 것은 좋았는데,안전관리가 전혀 없는 무방비 상태였다는 것은 국가 관리시스템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고 현 정권과 함께 이 당선인을 동시에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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