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없이 버텼지만"…사라지는 '나 홀로 사장님'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2024.09.15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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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19일 서울 소재 상가 밀집지역의 한 매장에 임대안내가 붙어 있다. 2024.08.19. /사진=김선웅[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19일 서울 소재 상가 밀집지역의 한 매장에 임대안내가 붙어 있다. 2024.08.19. /사진=김선웅


# 개인 카페를 운영 중인 30대 영수(가명) 씨는 최근 매출만 보면 속이 탄다. 손님은 줄어드는데 대출 이자·전기료 등 고정비용만 늘고 있다. "수출도 늘고 물가도 안정"이란 좋은 뉴스들뿐인데 체감은 어째 코로나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대로면 장사 접고 일자리부터 알아봐야 하지만 내세울 만한 스펙도 없어 용기가 나지 않는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가 전년동기 대비 7개월 연속 줄었다. 알바생 없이 가게를 운영하는 나 홀로 사장님들은 1년째 마이너스(-)다. 사업 규모가 영세할수록 형편이 좋지 못하단 얘기다. 고금리와 가계 빚 증가 속에서 사람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게 요인지만 당국으로부터 마땅한 대안이 나오지 않는 단 게 더 큰 걱정이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기준 자영업자는 574만5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3만8000명 감소했다. 지난 2월(-2만1000명)부터 7개월 연속 감소세다.

전체 자영업자의 75% 수준을 차지하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30만6000명이다. 지난달에만 6만4000명 줄었다. 지난해 9월(-2만명)부터 1년째 줄어들고 있다.



알바생을 쓰지 않는 영세한 자영업자들의 감소세가 더욱 가파르단 얘기다.

자영업자가 반년 이상 긴 시간 줄어든 것은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로는 처음이다. 자영업자는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3월부터 2021년 5월까지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이후 대체로 증가세였다.

자영업자가 유독 어려워진 것은 소비 부진, 인건비, 고금리·고물가 등이 맞물리면서 위기를 겪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내수침체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고금리에 가계부채 증가까지 겹치면서 소비 여력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앞으로도 집값 상승 기대에 따라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 쏠릴 것이란 우려가 적잖다. 물가상승률은 최근에야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그동안 축적된 물가상승분도 간과할 수 없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을 접고 폐업 신고한 개인·법인 사업자는 98만6487명으로 집계됐다.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다. 전년 대비 증가 폭도 11만 919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장사를 접는 폐업 신고는 사상 최대치를 다시 갈아치울 수 있다.

그렇다고 자영업자가 구직시장으로 들어갔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실업급여를 받는 이들이 늘고 있어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폐업으로 인해 실업급여를 받은 자영업자는 2527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277명보다 250명 증가했다.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8월 전망 경기지수(BSI)는 56.6으로 전달보다 1.3포인트 내려 5월부터 넉 달 연속 하락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내수로) 온기가 확산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저도 좀 답답하다"면서 "수출 회복이 내수로 확산하는 속도는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속도를 높이는 게 현재 정부의 과제"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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