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영주 감독 / 사진=MBC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고정우(변요한)가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그리는 드라마다. 14부작으로 구성된 이 드라마는 현재 8회까지 방영돼 반환점을 돌았다. 변영주 감독은 “어떻게 하면 이 장르를 좀 더 대중들이 잘 버티게 해주는 게 뭘까 고민”을 거듭하며 한신 한신 채워나갔다. 남은 6부는 어떻게 채워질까.
변영주 감독 / 사진=MBC
“범죄 스릴러물이 불호 장르가 됐어요. 초반에는 답답할 수밖에 없는 전개이기 때문에 그것을 끝내 포기하지 않고 봐야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하는 통쾌함을 느낄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사실 지난 몇 년 동안 채널이나 시장에서 선호하는 장르는 아니었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르이고 잘할 수 있는 장르이기 때문에 고민도 깊었어요. ‘백설공주에게 사랑을’의 시청률이 오를수록 좋은 마음도 있지만 여러 가지 고민들도 동시에 들어요. 이 장르를 대중들이 잘 버티게 해줄 수 있는 게 뭘까를 고민하는 거죠.”
변영주 감독이 이 불호의 장르를 극호의 장르로 만들기 위해 기울인 노력은 서사의 다층적인 전개였다. 그는 “열심히 깔아줘야 사람들이 그 부분을 다층적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를테면 A라는 좋은 사람이 B라는 나쁜 사람을 패는 장면이 나오면 ‘B는 나쁘기만 한 걸까?’라는 고민을 던져주는 그런 것들이요. 이런 장치는 제 버릇이기도 해요. 그런데 영화에서는 어떤 선에서 한 번에 까는 건데 이 작품은 14부작 안에서 이를 어떻게 배분할지 되게 어려웠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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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주 감독 / 사진=MBC
“드라마가 잘 된 건 배우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드라마도 영화도 출연배우가 연기한 캐릭터에 사람들이 매혹 당하느냐 안 당하느냐에 따라서 관심도가 커진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몇백억을 들이더라고도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아 저 마음 알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들어야 다음을 보는 거죠. 결국 배우들의 매력과 노력이 통했다고 생각해요. 특히 이번 촬영하면서 가장 큰 도움을 준 것도 배우들이었어요. 모두가 저보다 드라마 경험이 많아요. 촬영 장소가 당진이어서 촬영 끝나고 나면 모두가 동네를 돌아다녔어요. 그럼 길 가던 배우들을 붙잡고 감정 변화를 어떻게 가져갔는지 물어보곤 했어요. 그때 계산을 되게 열심히 해야하는 걸 알았죠. 배우들의 도움이 정말 컸어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8회는 죄의식에 깊이 빠진 현건오(이가섭)가 끝내 자백하지 않고 자살하는 충격적인 엔딩을 선사하며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기본적으로 저는 장르와 상관없이 인간적으로도 사이다를 좋아하지 않아요. 들을 때나 맛볼 때는 좋을지 몰라도 이 세상에 단 한 번도 사이다가 있던 적이 없어요. 저는 고구마들이 버티기 때문에 세상이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건오가 끝내 자백하지 않은 점이 답답하셨겠지만 그런다고 해서 이 모든 죄인들이 처벌받을 수 있을까요? 누군가의 자백으로 사건이 해결되는 게 정말 재미가 있을까 했어요. 이 드라마는 고정우와 노상철이 사건을 해결하고 하설(김보라)이 조력해 사건을 해결해야 재밌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우리끼리는 꿀꿀 거리는 재미라고 해요. 사건 해결이 안 나서 답답하지만 새로운 실마리가 보일 때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지 보는 재미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