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 일평균 증가액/그래픽=윤선정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날(12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27조4877억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2조1235억원 늘었다. 주담대 잔액은 570조8388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2조1772억원 늘었다.
정부의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시행이 증가폭 둔화에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 은행권 주담대에 0.38%포인트(P) 1단계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했고 이달부터는 2단계 스트레스 금리 0.75%P를 적용하고 있다. 집값 과열이 우려되는 수도권 지역에는 더 높은 1.2%P(포인트) 가산금리를 주기로 했다.
주담대를 조이면서 신용대출이 늘던 '풍선효과'도 사그라들고 있다. 지난달 8494억원 늘었던 신용대출은 이달 들어 12일까지 1043억원 증가했다. 실수요자의 주담대에 숨통이 틔었고,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에서 신용대출을 연소득의 100%로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효과를 본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도 규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더 지켜봐야겠지만 은행쪽만 보면 5영업일 기준으로 8월 대비 증가폭이 절반 정도로 (규제)효과는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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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부동산 열기가 사그라지지 않아서 경계를 늦출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둘째 주(지난 9일 기준)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주보다 0.23% 올랐다. 25주 연속 상승세다.
또 9월은 '빨간 날'이 많아 영업일이 적어 전월 대비 증가폭이 감소하겠지만 10월 이후에는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언제든 가계부채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또 8월 계약자가 대출을 신청하면 9월말이나 10월초까지도 대출이 나갈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둔화한 건 맞으나 2주간 2조원 증가도 안심하기엔 시기상조"라며 "추이를 살펴보며 대출 조이기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고 그 과정에서 실수요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5대 은행 전월말 대비 가계대출·주담대 증가액 추이/그래픽=김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