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서방, 우크라에 무기 제한 해제하면 러시아와 전쟁" 경고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2024.09.13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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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 (현지시간)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환영식서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조인식에 참석을 하고 있다. 2024.09.04  ⓒ 로이터=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 (현지시간)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환영식서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조인식에 참석을 하고 있다. 2024.09.04 ⓒ 로이터=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무기로 자국 영토를 공격하도록 서방이 무기 사용을 허용할 경우 러시아와 직접 전쟁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AFP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 취재진에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무기 사용 제한을 해제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와 전쟁 중이라는 의미가 될 것"이라며 "전쟁의 본질을 크게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과 영국 등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사용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전날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러시아의 침략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을 필요에 따라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영국, 프랑스 등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사거리 250㎞ 이상의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하면서도 자국 방어 목적에 한해서만 러시아 본토 공격을 일부 허용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여러 차례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 장거리 미사일을 러시아 영토에 발사해 러시아의 공격 능력을 제한하도록 허용해 달라고 촉구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이런 움직임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공급하는 국가들을 전쟁으로 직접 끌어들이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무기에 대한 자체 기술 및 능력이 없는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무기를 사용하게 될 경우, 위성 표적 데이터 및 미사일 경로 프로그래밍은 나토 군이 수행해야 한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권이 이런 무기로 러시아를 공격하도록 허용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는 나토 국가들이 군사 분쟁에 직접 관여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 결정이 내려지면 나토 국가, 미국 및 유럽 국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며 "이 경우 러시아는 적절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최근 핵무기 사용 조건을 규정한 '핵 지침(nuclear doctrine)' 개정을 시도하고 있다. 러시아 내 매파적 외교 정책가들 사이에서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지지하는 국가에 대해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외교 책사로 꼽히는 강경파 정치학자 세르게이 카라가노프는 지난 11일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에 제한적인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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