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CEO "MS·퀄컴·메타와 AI 협력 논의…런던서 투자자와 소통"

머니투데이 베를린(독일)=유선일 기자 2024.09.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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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완 LG전자 CEO가 IFA 2024가 열린 '메세 베를린(Messe Berlin)'에서 기자들과 만났다./사진=LG전자조주완 LG전자 CEO가 IFA 2024가 열린 '메세 베를린(Messe Berlin)'에서 기자들과 만났다./사진=LG전자


LG전자가 마이크로소프트(MS)·퀄컴 등 글로벌 빅테크와 AI(인공지능) 관련 사업 협력을 강화한다. 메타와 추진했던 XR(확장현실) 디바이스 사업은 중단했지만 AI 부문에선 협력을 이어간다.

조주완 LG전자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6일(현지시간) IFA 2024가 열리고 있는 독일 베를린의 '메세 베를린(Messe Berlin)'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사업 현황을 공유했다.



조 CEO는 최근 사티아 나델라 MS CEO를 두 차례 만났다고 전했다. 그는 "얼마 전에 'MS CEO 서밋'에 참석했고 그 이후 한 번 더 가서 1대1로 (나델라 CEO를) 만났다"며 "우리가 어떤 영역에서 AI를 훌륭하게 활용할 수 있고 어떤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 대화했고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CEO는 퀄컴과 협업에 대해선 "시장에선 잘 모르지만 우리가 자동차 업계에서 퀄컴의 가장 큰 고객"이라며 "LG전자는 텔레매틱스 세계 1위이자, 퀄컴 칩을 사용하는 가장 큰 자동차 부품 회사"라고 했다. 이어 "퀄컴과는 차량 내에서 앞으로 진화하는 AI를 어떻게 실현해 나갈 것인가 얘기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조 CEO는 메타와의 XR 디바이스 사업 협력에 대해선 "홀드(hold) 돼 있다"며 "메타도 이미 하이엔드를 키우겠다고 얘기할 정도다. 300~400달러짜리 (XR 디바이스가) 나오면 출혈 경쟁이 되기 때문에 이 시장에 들어가면 일이 커질 것 같아 조심하고 있다"고 했다. 조 CEO는 지난 2월 한국을 방문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만나 XR 디바이스 상용화 협력을 논의를 한 바 있다.

다만 그는 "메타와 협력 관계가 끝난 것은 아니다"며 "LG전자의 언어 모델인 '엑사원'을 (메타의) '라마'나 (오픈AI의) '챗GPT'와 하이브리드로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주완 LG전자 CEO(맨 오른쪽)가 IFA 2024 LG전자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사진=LG전자조주완 LG전자 CEO(맨 오른쪽)가 IFA 2024 LG전자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사진=LG전자
조 CEO는 '밸류업'에 대해선 "올해 주주총회부터 시작해 지난 5월에는 미국에서 투자자를 만났고 이번에는 영국에서 투자자를 만난다"며 "김창태 LG전자 CFO(최고재무책임자)도 싱가포르에서 최대한 많은 투자자를 만나 우리의 비즈니스가 어떻게 되어 가는지 상세히 얘기할 예정"이라고 했다.


조 CEO는 IFA 일정 후 9일 영국 런던으로 가 해외 기관투자자들과 만나는 NDR(논 딜 로드쇼)를 진행한다. LG전자 CEO가 유럽 투자자 미팅을 주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CEO는 "우리가 어떤 사업을 영위하고 어떻게 변화하고 싶은가,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 상세하게 얘기하며 관심을 끌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LG전자는 성숙 사업으로 펑가받는 가전 사업에서 최근 수년간 10% 이상 성장을 이뤄냈고 수익성 측면에서도 1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며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이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할 정도로 사업구조 밸런스가 좋은데 이처럼 잘 노출이 안 됐던 얘기를 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AI 시대의 데이터센터 열 관리를 위한 칠러 사업, 지난 3년간 18%씩 성장한 HVAC(냉난방공조) 사업, 플랫폼·콘텐츠 영역으로 변화하며 잠재력 있는 TV 사업 등 사람들이 잘 모르는 얘기를 하나하나 하려고 한다"며 "이런 얘기를 투명하게 하고 정확하게 평가해 달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CEO는 LG전자 인도법인의 IPO(기업공개)와 관련해선 "공식적으로 결정되지 않았지만 옵션 중에 하나"라고 했다. 이어 "인도에서 (LG전자가) 국민 기업으로 돼 있다. 인도 시장에서는 제품 많이 파는 수준이 아니라 내셔널 브랜드 수준의 큰 비전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시장에서 LG전자의 성장 전망에 대해선 "2030년까지 (현재보다) 3배는 커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그렇게 큰 꿈을 갖고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IFA에서 중국 업체들이 신제품을 대거 전시한 것을 두고는 "중국 업체를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다. 이들은 무서워해야 할 대상"이라면서도 "이들의 전시 방식을 보면 우리들이 예전에 그랬듯 백화점식으로 전부 늘어놓는다. 모든 게 다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분산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TV 등은 아예 전시하지 않았고 어플라이언스, AI에 집중했다"며 "전시관과 별도로 딜러존을 마련해 기업들과 비즈니스에 대한 실질적인 상담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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