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에서 'AI 트렌드'를 읽는다"…LG전자 전문가들 분석은

머니투데이 베를린(독일)=유선일 기자 2024.09.0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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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은 H&A사업본부 CX담당 상무(왼쪽)와 강대종 H&A사업본부 인공지능가전 PMO(실장)가 IFA 2024 전시 동향 관련 브리핑을 했다./사진=LG전자이향은 H&A사업본부 CX담당 상무(왼쪽)와 강대종 H&A사업본부 인공지능가전 PMO(실장)가 IFA 2024 전시 동향 관련 브리핑을 했다./사진=LG전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24를 관통하는 주제는 단연코 'AI(인공지능)'였다. 삼성전자·LG전자 등 한국 업체뿐 아니라 미국·중국·유럽 등 글로벌 주요 업체는 예외 없이 AI를 전면에 내건 제품·서비스를 전시했다.

LG전자는 IFA에서 벌어진 'AI 대전(大戰)'에 다섯 가지 특징이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AI 기술을 접목·활용하는 공통된 '흐름'이 있다는 것이다. LG전자의 AI 사업 최일선에 있는 이향은 H&A사업본부 CX담당 상무, 강대종 H&A사업본부 인공지능가전 PMO(실장)가 직접 IFA 현장을 둘러본 후 분석했다.



기술적 놀라움, 그 이상의 AI
삼성전자가 IFA 2024에서 선보인 '플렉스 커넥트' 기능/사진=유선일 기자삼성전자가 IFA 2024에서 선보인 '플렉스 커넥트' 기능/사진=유선일 기자
LG전자는 '실효성'을 첫 번째 특징으로 꼽았다. AI의 기술적 놀라움을 넘어 소비자의 변화를 이끌어 낼 실효성을 강조한 제품이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대표 사례로 독일 가전업체 밀레를 꼽았다. 밀레는 '드럼 리브'가 없는 세탁기를 선보였다. 드럼 리브는 드럼이 회전할 때 세탁물과 세제를 섞는 역할을 하는 부품인데 옷감을 상하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 상무는 "AI로 드럼 리브 없이도 세탁물과 세제를 잘 섞을 수 있게 됐다"며 "AI 기능이 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구체적인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플렉스 커넥트' 등도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는 실효성에 초점을 맞춘 기능으로 평가했다. 플렉스 커넥트는 전력 피크 시간대에 에너지 절감을 돕는 기능이다. 강 실장은 "LG전자뿐 아니라 삼성전자도 전력을 적게 쓰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북미·유럽 시장에서 전개하는 것을 이번 전시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AI 기술의 특징은 '합리성'이다. 이 상무는 "어떻게 하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이 AI 누리게 할 수 있을지 LG전자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고민하고 있더라"며 대표 사례로 LG전자의 '업(UP) 가전'과 삼성전자의 '스마트 포워드'를 꼽았다. 업 가전과 스마트 포워드는 가전 소프트웨어(SW) 업그레이드 서비스다.

강 실장은 "LG전자의 업 가전은 한국에서 시작해 지난해 북미 시장에 진출했고 내년 1분기 유럽까지 확장한다"며 "소비자가 한번 산 제품을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새 기능이 나올 때마다 무료로 제공해 기존 가격으로 합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LG전자가 IFA 2024에서 처음 선보인 'LG 씽큐 온' 역시 합리성을 갖춘 제품으로 소개했다. 씽큐 온은 집 안 가전, IoT(사물인터넷) 기기를 사용자와 이어주는 LG AI홈의 핵심 디바이스다. 이 상무는 "씽큐 온의 앱스토어가 생길 예정인데 여기서 앱을 내려받아 (일반) 가전을 AI가전화(化)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공간·자연스러움, 그리고 포용력
LG전자가 IFA 2024에서 선보인 '에어로 캣'/사진=유선일 기자LG전자가 IFA 2024에서 선보인 '에어로 캣'/사진=유선일 기자
'공간 솔루션'으로서의 AI 활용도 눈에 띄는 특징으로 평가했다. 밀레, 하이얼 등은 '스마트 키친'을, 삼성전자·LG전자는 집안 전체에 대한 AI 기술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씽큐 온을 만든 것도 공간 솔루션으로 접근하겠다는 의미"라며 "각각의 가전 디바이스를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허브에 연결시켜 공간 전체를 관리하는 것이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IFA 2024에서 두드러진 AI 기술의 또 다른 특징은 '자연스러운 인터렉션(interaction)'이다. 지멘스, 밀레 등이 음성 명령으로 가전을 제어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볼리), LG전자(코드명 Q9), 하이센스(할리) 등이 전시관에서 선보인 '로봇 집사'는 모두 음성 명령 기능을 갖췄다. 이 상무는 "기업들이 자연스럽고 편한 목소리를 이용해 가전 제어하는 보이스 인터렉션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꼽은 AI 기술의 마지막 특징은 '포용력'이다. 많은 기업이 AI 기술을 이용해 가족·반려동물 등을 돌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패밀리 케어'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의 통합 연결 플랫폼 스마트싱스와 집안의 IoT(사물인터넷) 가전을 연결해 구현한 서비스다. 자녀가 멀리서도 부모님의 TV·냉장고·정수기 등 사용 여부를 확인해 필요시 원격으로 제어하고, 약 복용 시간을 음성으로 알려주는 등 역할을 한다.

LG전자의 제품 중에는 '에어로 캣'이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고양이를 키우는 고객을 위한 공기청정기다. 공기청정기 위에 온열 기능이 있는 캣타워를 설치한 것으로, 고양이 건강 상태를 가늠할 수 있도록 체중 측정 기능도 갖췄다. 강 실장은 "우리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반려동물, 어르신, 학생 등의 관점에서 다양한 경험으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IFA 2024 관람객이 LG전자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유선일 기자IFA 2024 관람객이 LG전자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유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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