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에릭 스타우트가 7일 광주 키움전에서 KBO 리그 데뷔 첫 승을 거둔 뒤 미소와 함께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KIA의 에릭 스타우트가 7일 광주 키움전에서 KBO 리그 데뷔 첫 승을 거둔 뒤 하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스타우트는 7일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3사사구(2볼넷 1몸에 맞는 볼) 8탈삼진 1실점을 기록, KIA의 6-2로 승리를 이끌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스타우트는 지난달 28일 연봉 4만 5000달러에 네일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KIA에 영입됐다. 올 시즌 대만프로야구(CPBL) 중신 브라더스 소속으로 20경기(113⅔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했고, 시속 140㎞ 중후반의 빠른 공과 스위퍼, 커터가 주 무기로 알려졌다.
이날도 초반에는 고전했다. 2만 500명의 만원 관중 앞에서 첫 홈 데뷔전을 치른 가운데 1회는 두 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삼자범퇴로 시작했다. 하지만 2회 최주환과 대결에서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줬고 김병휘를 맞히면서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에릭 스타우트가 7일 광주 키움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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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스타우트는 "굉장히 뜻깊은 승리였다. 오늘 승리로 3개국(미국, 대만, 한국)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앞으로도 승리의 기운을 이겨나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첫 승 소감을 밝혔다.
지난 삼성전과 달리 직구 구위를 살린 점이 주효했다. 스타우트는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최대한 내 강점을 마운드 위에서 살리려고 했다"며 "직구 로케이션이나 스위퍼가 오늘 정말 잘 들어갔다. 사실 첫 경기는 긴장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오늘은 홈 경기도 나를 응원해주는 관중들 앞에서 던졌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호투의 비결에는 또 하나 특별한 비밀이 있었다. 이날 스타우트는 2주 전 턱관절 수술로 전열에서 이탈한 네일의 바지를 입고 나와 승리 투수가 됐다.
이에 스타우트는 "지난 등판에서는 바지를 올려 입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사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라커가 네일의 것인데 바지를 비롯해 미처 정리하지 못한 물건들이 있었다"며 "발견한 바지를 내가 써도 되냐고 네일에게 먼저 동의를 구하고 입었다. 네일은 '네가 가져도 된다'고 흔쾌히 줬다. 다음 주에도 입으려 한다"고 웃으며 답했다.
KIA의 에릭 스타우트(가운데)가 7일 광주 키움전에서 KBO 리그 데뷔 첫 승을 거둔 뒤 축하받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대체 외국인 선수 신분으로 비록 포스트시즌에는 뛰지 못하지만, KIA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이다. 스타우트는 "최근 내가 해외에서 뛰었던 팀들이 포스트시즌이 많이 올라가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여기서는 내가 포스트시즌 전까지 정규시즌 우승 확정이라는 목표로 열심히 뛰면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 KBO리그에서 정규 시즌 우승이 얼마나 중요한 지 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하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사실 오늘도 분위기만 봤을 때는 포스트시즌과 거의 맞먹었다. 나도 포스트시즌에서 던지고 있다는 마음으로 던지려 했다. 앞으로의 경기도 분위기가 지금과 굉장히 똑같을 것 같기 때문에 오늘 같은 투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