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7의 시대가 저물었다…고용냉각은 기술주 쇠락 [뉴욕마감]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09.07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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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7의 시대가 저물었다…고용냉각은 기술주 쇠락 [뉴욕마감]


뉴욕증시가 예상을 하회한 8월 고용보고서의 영향으로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대기업 30개 지수 평균 다우존스는 약 1%,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과 S&P 500 지수는 2% 안팎으로 떨어져 한주를 마무리했다. 경기침체의 우려는 크지 않지만 일단 고용시장이 냉각되면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치솟았던 노동 수요가 평시 혹은 그 이하로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에 투심은 잔뜩 움츠러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410.34포인트(1.01%) 하락한 40,345.41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94.99포인트(1.73%) 내린 5408.42를 나타냈다. 나스닥은 436.83포인트(2.55%) 하락해 지수는 16,690.83에 마감했다.



고용보고서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일단 미국 경제의 근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을 매도했고, 이에 대형 기술주들의 하락폭이 커졌다.

엔비디아가 4.09%, 마이크로소프트(MS)가 1.64%, 애플이 0.7% 떨어져 시가총액 톱3가 모두 하락세를 면치못했다. 상반기 전후로 시총 1위를 역전당했던 애플은 AI(인공지능) 열풍이 잦아들면서 하락세가 다소 심하지 않아 MS와 엔비디아를 저만치 멀리 따돌리면서 1등 지위를 탈환한 상태다. 이밖에 알파벳(구글)이 4.02%, 메타가 3.21%, 아마존이 3.65%, 테슬라가 8.45% 등 비교적 큰 폭의 하락이 이어졌다.



존 핸콕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공동 최고 투자 전략가인 에밀리 롤랜드는 "이것은 주로 성장 우려에 의해 주도되는 감정 주도적 움직임"이라며 "시장은 나쁜 소식은 나쁜 소식인가, 나쁜 소식은 좋은 소식인가라는 혼란과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공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희망 사이에서 진동하고 있다"고 평했다.

미국 8월 고용보고서 핵심은…"분명한 둔화, 다만 침체는 아냐"
M7의 시대가 저물었다…고용냉각은 기술주 쇠락 [뉴욕마감]
9월 금리인하 직전에 경기침체 논란의 핵심지표가 될 것으로 여겨졌던 8월 고용보고서 결과가 예상보다 급격하지 않은 냉각의 징후를 나타냈다. 신규 일자리는 예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실업률은 오히려 전월보다 소폭 상승하면서 대량해고가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는 증거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고용통계국은 지난 8월의 비농업 고용이 14만 2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우존스 전문가 평균 예상치가 16만 1000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신규 일자리가 기대치에 다소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2개월 평균 신규 일자리 증가수도 월별로는 20만 2000명이었다. 이에 비해 최근 3개월 평균은 11만 6000개로 줄었고, 6월 이전까지의 1년 평균이 22만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고용시장은 포스트 팬데믹으로 인한 고속증가세를 멈추고 평상시 혹은 그 이하의 수준으로 차츰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고용시장의 둔화세는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지난달 초에 제기된 급격한 경기침체 논란을 다시 일으킬 수준의 침체 수준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채용 소프트웨어 회사 앱캐스트(Appcast)의 경제학자 샘 쿤은 "이 보고서는 우리가 경기 침체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지는 않지만, 우리는 여전히 냉각의 징후를 보고 있다는 증거"라고 풀이하며 "고용시장은 2010년이나 2011년 모습보다는 2019년에 더 가까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사실 한 달에 1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까지도 기업들의 고용 수요가 적잖다는 증거로 충분하다. 팬데믹 이전에 월간 고용인원은 10만개 이하로 떨어진 적도 부지기수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팬데믹 기간에 정년퇴직과 대량해고 사태가 빚어지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고용인원이 비정상적으로 늘었던 것이 시장의 과열을 이끌어 눈높이를 너무 올려놓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런 맥락에서 실업률이 7월에 4.3%까지 올랐다가 다시 8월에 4.2%로 떨어진 것은 아직까지 대기업들이 대량해고에 나설 정도로 경기부진이 찾아오지 않았다는 증거가 된다. 8월 초 경기침체 논란이 불거졌을 때 일부 비관론자들은 8월 실업률은 7월 추세대로 4%대 중반으로 솟아오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소폭임에도 불구하고 8월에 이뤄진 추세 전환은 오히려 7월 실업률이 허리케인이나 계절적인 특성으로 인한 일시 해고 때문이었음을 더욱 분명히 한다.

또다른 고용시장의 안정성 증거로는 주당 평균 근무시간(8월 34.3시간)을 들 수 있다. 이 결과치는 전월에 비해 0.4% 늘어난 것이고 근로자들의 의욕이나 기업의 수요가 아직까지는 충분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NYT는 특히 25~54세 여성이 8월에 기록상 가장 높은 노동력 참여율인 78.4%를 달성했다는 것도 시장의 탄력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제시했다. 고용주들이 대량해고를 하지 않는 증거는 최근 실업보험 청구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경제학자 토마스 라이언은 "고용인원 측면에서는 현 시장이 동결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지만, 기업들은 아직까지 직원을 해고하고 있지는 않다"며 "일부에서 해고가 이뤄지지만 상황이 악화되는 전형적인 경기침체의 모습은 분명히 아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서비스업보다 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심혈을 기울였던 제조업의 침체 양상이다. 제조업은 2022년 말 이후로 대체로 정체돼 있는데 8월에도 약 2만 4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했다. 바이든 정부가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집행하고 있는 배터리 및 반도체 공장들은 아직까지 가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그 외에 낡은 제조업들은 높은 이자율로 인해 신규 투자에 부담을 안고 있으며, 달러 강세는 수출을 침체시키고 있어서다. 팬데믹 이후 미국이 각성해 집중 육성한 제조업 재투자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1~2년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급 관리 연구소의 제조업 위원회 위원장인 티모시 피오레는 "임박한 선거로 인해 기업들이 중요한 결정을 미루고 있다"며 "백악관이나 의회의 주인이 바뀌면 큰 정책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제조 기업들의 주문서는 이제 거의 바닥났다"며 "새 주문이 들어오지 않으면 회사들은 생산 계획을 축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하 숏컷(25bp)일까 빅컷(50bp)일까
M7의 시대가 저물었다…고용냉각은 기술주 쇠락 [뉴욕마감]
캐이탈리스트 캐피탈어드바이저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찰스 애쉴리는 "시장은 전반적으로 방향을 모색하고 있으며, 그것은 연방준비제도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이달 말 연준의 FOMC(공개시장위원회) 정책 회의가 끝나면 연준이 금리를 최소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노동시장의 냉각 추세가 완연한 것으로 판명되면서 중앙은행이 더 큰 폭으로 인하할 수 있다는 베팅이 늘고 있다. CME그룹의 페드와치에 따르면 연준이 25bp 또는 50bp 인하할 지에 대해 트레이더들은 거의 50대 50으로 의견이 엇갈린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경제학자 얀 하치우스는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치우스는 그러나 연말까지 3차례 연속으로 25bp 금리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9월 50bp 인하 가능성에는 근거가 있다고 답했지만 그보다는 25bp 인하가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 오스틴 굴스비도 금리인하에 동조하면서 연준의 중요한 과제가 앞으로 몇달간 회의에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굴스비는 "고용시장이 분명히 냉각되는데, 우리는 어떻게 하면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을까에 대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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