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철 LG전자 본부장 "말만 하면 알아서 척척…'AI홈 시대' 열겠다"

머니투데이 베를린(독일)=유선일 기자 2024.09.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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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LG전자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LG전자


"고객은 친구·가족과 말하듯 생성형 AI(인공지능)와 소통만 하면 됩니다. 나머지는 AI가 알아서 가전을 제어하고,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을 최적 상태로 케어하는 'AI(Affectionate Intelligence, 공감지능)홈 시대'를 열겠습니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런 계획을 밝혔다. LG전자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4에 참가했다.



LG전자는 IFA 2024에서 가전과 사용자를 연결해 일상을 업그레이드하는 'LG AI홈'(이하 AI홈)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AI홈 구현을 위한 핵심 디바이스가 이번 행사에서 처음 선보인 'LG 씽큐 온'(이하 씽큐 온)이다. 류 본부장은 "생성형 AI를 적용한 AI홈의 핵심 허브 '씽큐 온'을 중심으로 AI홈을 연내에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LG전자의 AI홈은 생활가전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인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로 나아가는 여정"이라고 했다.

류 본부장은 AI홈의 특징으로 우선 '보이스 컨트롤 방식의 편리한 이용'을 꼽았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하이 LG, 나 이제 잘래. 작동 중인 제품이 있으면 모두 꺼 줘"라고 말하면 LG AI홈은 "건조기 작동이 완료되려면 10분 남았는데 지금 꺼드릴까요?"라고 묻는다. 사용자가 일상 언어로 말해도 AI가 대화 맥락을 이해해 상호작용하는 것이다.



류 본부장은 AI홈이 기존 '스마트홈'과 어떤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에 "일례로 '하이 LG, 너무 더워'라고 하면 스마트홈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라고 답하겠지만 AI홈은 퓨론(FURON)이 스스로 '에어컨 가동이 필요하겠구나'라고 판단하고 실행한다"고 말했다. 퓨론은 씽큐 온에 탑재된 AI 에이전트다. 류 본부장은 "또 다른 예로 사용자가 '지난주에 주문했던 음료수를 똑같이 주문해 줘'라고 명령하면 스마트홈은 방법을 찾지 못 하지만 AI홈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자동으로 쿠팡에서 음료수 주문이 가능하다. 개방형 생태계를 바탕으로 AI홈을 진화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LG 씽큐 온'을 소개하고 있는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진=LG전자 'LG 씽큐 온'을 소개하고 있는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진=LG전자
AI홈의 또 다른 특징은 '기존 가전의 업그레이드'다. AI 기능이 없는 가전이라도 와이파이만 연결된다면 씽큐 온과 결합해 AI 가전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류 본부장은 AI홈의 세 번째 특징으로 '폭넓은 연결성'을 꼽았다. LG전자는 AI홈의 연결성을 넓히기 위해 지난 7월 인수한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Athom)'의 개방형 생태계를 씽큐 온에 통합한다. 앳홈의 허브는 5만여 종의 가전·IoT(사물인터넷) 기기를 연결하고 있다. 앳홈 앱스토어에는 필립스 등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의 제품·서비스를 연결·제어하는 애플리케이션이 1000여개 등록됐다.


LG전자는 AI홈 구현을 위해 씽큐 온과 허브와 연결하면 활용도가 높은 △모션·조도 센서 △공기질센서 △온·습도센서 △도어센서 △스마트버튼 △스마트조명스위치 △스마트플러그 △보이스컨트롤러 등 IoT 기기 8종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사용자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씽큐 온과 IoT 기기로 구성한 AI홈 패키지 구입도 가능하다. 궁극적으로는 AI홈을 사용자가 머무는 다양한 공간으로 확장한 '인텔리전트 스페이스' 솔루션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류 본부장은 중국 등 글로벌 기업 대비 LG전자의 경쟁력에 대한 질문에 "아직 스마트홈 시장은 누군가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비슷한 듯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며 "AI홈이 어떤 모습이 되면 더 경쟁력이 있고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로봇 집사 '이동형 AI홈 허브'(코드명 Q9)를 내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Q9은 음성·음향·이미지 인식을 접목한 멀티모달(Multi Modal) 센싱 능력을 갖춘 제품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이향은 LG전자 H&A사업본부 CX담당 상무는 "출시 계획은 내년이지만 그 전에 만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며 "10월에 덴마크에서 열리는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Q9 관련 SDK(소프트웨어개발키트)를 개발자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다. 개발자들이 Q9에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 탑재해 볼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를 하게됐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또 "(아직 코드명인)Q9의 이름이 곧 나올 것"이라며 "(LG전자 로봇의) 계보를 전체적으로 보면서 이름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해 아직은 Q9으로 부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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