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쳐켐, 혹한기에 130억 투자 유치…"방사성의약품 치료제 개발 속도"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4.09.0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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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자 대상 CPS·CB 통해 130억원 규모 자금 조달…연간 개발비 이상 재원 확보
핵심 파이프라인 'FC705' 개발 탄력 기대…국내 2상 중간 결과 10월 발표 예정

퓨쳐켐, 혹한기에 130억 투자 유치…"방사성의약품 치료제 개발 속도"


퓨쳐켐 (22,600원 ▲1,050 +4.87%)이 130억원 규모 투자 유치로 방사성의약품(RPT)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낸다. 혹한기로 평가되는 바이오 투자 환경에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 눈길이 쏠린다. 특히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3자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한 해 연구개발비 이상을 조달하게 된 만큼, 한국·미국에서 진행 중인 전립선암 치료제 개발에 한층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퓨쳐켐은 전환우선주 유상증자(CPS)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총 13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65억원은 상환 의무 없는 CPS 유상증자, 나머지 65억 원은 CB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구조다. 신주 발행가는 주당 2만2436억원으로, 총 8개 운용사가 참여할 예정이다.



퓨쳐켐은 이번 재원 확보를 통해 성과 진전이 가시화 된 방사성의약품 파이프라인 개발 탄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퓨쳐켐은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로 41억원을 사용했다. 이번 조달로 연간 개발비 이상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상반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4억원에 불과했던 만큼, 재무적 안정성 역시 한층 강화하게 됐다.

실제로 이번 유치 자금은 회사 핵심 파이프라인인 'Lu177-FC705' 미국 임상 2상과 차세대 액티텀(Ac)-225 리간드 전립선 암 치료제(Ac225-FC705) 임상 1상 연구에 투입될 예정이다. 퓨쳐켐은 방사성 의약품 분야 국내 선도 기업으로 꼽힌다. 이미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을 허가받아 매출을 발생 중인데다, 치료제 역시 국내사 중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 품목인 전립선암 치료제 Lu177-FC705는 국내와 미국에서 각각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2상의 경우 내달 15일 시작하는 유럽핵의학회(EMNA)에서 중간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 암 환자를 대상으로 FC705를 반복 투여 후, 투여 전과 비교해 안전성과 전립선 특이 항원 반응률 결과 등을 공개한다. 국내 2상은 현재 막바지 단계로 내달 완료가 예상된다. 또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 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2상 성공시 시장 진출이 가능한 상태다.

미국 임상은 지난 5월 2a상 첫 환자 투여를 시작으로 본격화 단계에 진입했다. 지난 2023년 수령한 1상 최종결과보고서를 통해 경쟁약물 대비 절반의 투여량으로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 높은 치료 효과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를 기반으로 '계열 내 최고신약'(Best in class) 지위를 노리고 있다.

회사는 이번 성공적 투자 유치의 동력 역시 기존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한 추가 성과 기대감으로 보고 있다. 관련 기대감은 주가에도 반영 중이다. 지난해 12월 7000원대였던 회사 주가는 지난달 30일 2만5650원으로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역시 2만16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연중 고점을 유지 중이다.


퓨쳐켐 관계자는 "침체된 시장 분위기 속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성공적으로 투자 유치를 이뤄낸 것은 의미가 크다"며 "이는 임상 시험 결과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평가를 반영한 긍정적인 신호로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치 자금이 투입되는 또 다른 파이프라인은 Ac-225 치료제는 기존에 없던 신규 치료제 지위를 노리고 있다. Ac-225는 표적 항암 치료에서 주목받는 방사성 동위원소로 기존 치료용 동위원소 루테슘(Lu)-177에서 방출되는 베타선보다 강력한 알파입자를 방출한다. Lu-177을 활용한 FC705 이상의 성과를 기대하는 이유다. 특히 아직 상용화 된 품목이 없어 높은 시장 잠재력이 주목받고 있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성동위원소를 포함한 화합물을 인체에 투여해 질병 진단과 치료를 수행하는 영역이다. 글로벌 시장에선 지난 2002년 첫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이 탄생했지만, 처방 절차의 복잡함과 고비용·낮은 의료진 선호도 등에 상업적 성과는 미미한 영역으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2022년 전립선암 치료제로 허가받은 노바티스 '플루빅토' 등장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임상을 통해 기존 표준요법 대비 38%나 사망위험률을 낮추는 효과가 입증하면서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 품목으로 상업성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이에 노바티스와 일라이릴리, BMS, 아스트라제네카 등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이 18조원 이상을 투입해 7건의 방사성의약품 인수합병(M&A) 및 기술도입 등을 통해 관련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7조2000억원 규모였던 방사성의약품 시장 규모는 연평균 10.2%씩 성장해 오는 2032년 약 18조9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퓨쳐켐 관계자는 "같은 펩타이드에 다른 동위원소만 결합하는 원리로 Ac-225 리간드 치료제에서도 우수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전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며 경쟁 약물 대비 절반 이하의 용량인 30kBq에서도 높은 생존율을 확인했으며,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빠른 임상 1상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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