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 몸값 노리는 백종원 '더본'…풀어야 할 숙제는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유예림 기자 2024.09.0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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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


음식 예능으로 유명한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올해 하반기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더본코리아는 최대 4050억원의 기업가치를 희망하고 있는데 높은 몸값을 부여받기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평가 논란, 가맹점 갈등, 기업 정체성 등 각종 이슈에 대한 합리적 해명으로 시장 참여자들을 설득해야 할 필요가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지난 5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 상장 채비에 나섰다. 더본코리아는 이번 상장을 통해 300만주를 공모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2만3000원~2만8000원으로 총 공모예정금액은 약 690억원~840억원이다. 수요예측은 10월 15일~21일 5일간 진행하고, 같은 달 24일~25일 양일간 일반청약을 거쳐 11월 내 상장이 목표다.



공모가 상단을 기준으로 상장 시 더본코리아의 시가총액은 4050억원이다. 더본코리아의 지분 76.69%를 보유 중인 백 대표의 지분가치는 최대 246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백 대표가 보유한 주식 총 879만2850주 중 70%(615만4995주)는 상장 후 2년 6개월동안 락업(의무보유)이 걸려있다. 나머지 30%는 상장 후 6개월 뒤부터 매도가 가능하다.

더본코리아가 원하는 4000억원 수준의 몸값 달성을 위해서는 시장의 우려 해소가 우선이다. 시장에서 제기된 리스크들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명을 제시하지 못하면 공모가가 확정될 수요예측과 상장 후 주가 흐름을 가늠할 일반청약에서의 흥행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본코리아는 IPO 과정에서 잡음에 시달려 상장 적격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와 갈등이 커지면서 거래소가 상장 심사를 연기한 것이 대표적이다.

우선 프랜차이즈 중심의 매출 구조와 성장성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4107억원인데 그중 90% 이상이 프랜차이즈 사업 부문의 매출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256억원으로 0.6% 줄어들었다. 내수 시장의 부진으로 프랜차이즈 업계의 경쟁이 나날이 심화하는 등 부정적인 대외 요인에 따라 더본코리아 역시 타격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외식업계의 상장이 좌초되거나 증시에 입성했어도 상장 폐지된 사례가 여럿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일례로 맘스터치는 2016년 코스닥에 입성했지만 6년 만인 2022년 5월 자진 상장 폐지했다. 할리스는 2008년 우회상장했다가 1년 만에 최대주주 자리를 내줬다. 이 밖에도 생과일주스 전문점 브랜드 쥬씨, 커피빈, 투썸플레이스, 본죽 운영사 본아이에프 등도 상장을 도전했으나 철회한 바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업은 안정적인 증시 입성이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상장 의지를 드러낸 곳은 여럿이지만 실제 최근 10여년 동안 증시 입성에 성공한 외식업체는 5~6개에 불과하다"며 "B2C 업종 특성상 성장 가능성이 높지 않은 편이고 가맹점주와의 갈등 관리, 내수 한계 등 극복할 점이 많지만 백종원이라는 상징성 있는 인물로 증시에 정착할 거란 기대감은 높다"고 설명했다.

더본코리아 코스피 상장 추진/그래픽=김다나 기자더본코리아 코스피 상장 추진/그래픽=김다나 기자
백종원 대표 개인의 인지도에 치우친 기업 경쟁력도 해소해야 한다. 그간 더본코리아는 백 대표의 유명세와 인지도를 바탕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개인 인지도로 소비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건 분명한 강점"이라면서도 "여타 유통 상장사와 비교해 백 대표 행보에 따라 주가가 크게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이 상장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거래소 심사 단계에서 기업 경영의 투명성, 소송과 분쟁 등의 갈등 요소도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앞서 연돈볼카츠 일부 가맹점주들은 더본코리아 본사가 제공한 매출과 수익 정보가 허위 과장됐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다만 거래소는 더본코리아가 상장 요건을 충족했다고 평가했다.

가맹점 리스크가 상장 자체에 발목을 잡진 않았지만, 수요예측·일반청약 더 나아가 상장 후 투자자들의 투자심리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더본코리아 측은 "가맹점과 가맹본부 간 상생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며 "또 자동화기기 도입, 푸드테크 협업 등을 바탕으로 각 가맹점의 운영 효율화를 위해 노력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창립 때부터 가맹점과의 공고한 상호협력이 있었기 때문에 외식과 호텔, 유통을 아우르는 종합 식품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상장 후에도 가맹점과의 상생은 물론 지역 개발, 해외 시장 확대 등에 힘써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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