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 880원·초코우유 990원…1000원 이하 '초저가' 뜬다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2024.09.06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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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990 초코, 딸기우유. /사진제공=BGF리테일CU 990 초코, 딸기우유. /사진제공=BGF리테일


최근 고물가 기조에 꼭 필요한 것만 사는 '요노(YONO, You Only Need One)'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가 알뜰 소비 족을 위한 1000원 이하 초저가 상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U는 최근 990원 초코우유와 딸기우유를 선보였다. 300㎖의 용량으로 CU에서 판매 중인 동일 용량의 NB(제조사 브랜드) 상품 대비 50% 이상 저렴하다. CU에 따르면 1000원 이하 상품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021년 10.4%에서 2022년 23.3%로 물가 급등 시기에 맞춰 크게 증가했다. 이에 CU는 1000원 이하의 초저가 상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지난달 중순에는 자체 브랜드로 두부를 1000원이라는 가격에 선보였다. 유사 NB(일반브랜드) 상품 대비 최대 45%가량 저렴하다. 해당 상품은 출시한 지 약 보름 만에 3만개가 판매됐다. 올해 초 선보인 '880 육개장 컵라면'과 '990 스낵'은 각각 누적 판매량 60만개, 50만개를 돌파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지난 16일부터 스페인 맥주 버지미스터 500㎖와 덴마크 맥주 프라가 프레시 500㎖를 한 캔 1000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행사 기간 동안 총 37만캔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초저가 상품에 대한 수요를 확인한 세븐일레븐은 이에 맞춰 생활필수품 저가 마케팅 전략을 '착한' 시리즈로 선보이고 기존 6종에 새롭게 6종을 출시해 총 12종의 상품을 운영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타이탄 맥주. /사진제공=홈플러스홈플러스 타이탄 맥주. /사진제공=홈플러스
대형마트도 초저가 상품을 단독으로 확보해 요노족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가 지난달 단독으로 출시한 1000원짜리 타이탄 맥주의 경우 '1인 6캔 한정' 조건에도 초도물량 7만개가 3일 만에 완판됐다. 2차 물량은 입고 시기를 앞당겨 오는 15일부터 판매를 재개할 계획이다.

유통업계는 그동안 최저가 상품을 고객을 끌어 들이기 위한 미끼 상품으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별로 단독으로 최저가 제품을 브랜딩하며 간판 상품으로 자리 잡게 하고 있다. 손님들이 그 물건을 사기 위해 매장을 찾게 하는 '목적형 소비'를 이끌겠다는 것이다.

최저가 상품이 인기를 끌게 된 배경에는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알바천국에 따르면 Z세대 537명에게 추구하는 소비 형태를 질문한 결과 10명 중 7명(71.7%)이 '요노소비'를 지향한다고 답했다.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욜로'식 플렉스 소비를 하기보다 고물가가 장기화하자 저렴하면서도 필요한 물건만 소량으로 구입하는 소비 패턴이 확산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요노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각 사별로 저가 상품을 확충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가격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퀄리티까지 갖춘 브랜딩을 통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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