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내 주요 반도체주 등락률. /그래픽=윤선정 기자.
삼성·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동반 폭락4일 코스피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45%(2500원) 떨어진 7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6만9800원까지 떨어졌다가 7만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E(5세대 HBM) 납품을 시작했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폭락장을 거스르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미 여러 차례 비슷한 외신 보도가 나와 시장의 반응이 크지 않았다. 이미 인식된 호재로 투심을 자극하기 어려운 내용이어서다.
삼성전자가 올해 2월 말 공개한 36GB(기가바이트) HBM3E(5세대 HBM) 12H(High, 12단 적층) D램. /사진제공=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8.02%(1만3500원) 폭락한 15만480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5일 15만6100원 이후 처음으로 16만원이 붕괴됐다. 한미반도체 (99,500원 ▼1,900 -1.87%)도 7% 폭락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지난달 5일보다 더 낮은 종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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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에 상장된 테크윙 (35,550원 ▼1,500 -4.05%) 9%대, HPSP (27,150원 ▲1,100 +4.22%) 8%대, 이오테크닉스 (150,700원 ▲1,900 +1.28%)와 ISC 7%, 주성엔지니어링 (24,850원 ▲450 +1.84%)과 원익IPS (29,050원 ▼1,150 -3.81%), DB하이텍 (37,600원 ▲950 +2.59%) 5%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날 반도체와 반도체장비 업종은 전날보다 5% 가까이 떨어졌다.
엔비디아 10%↓, 미 반도체주 폭락 후폭풍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건물. /사진: 로이터=뉴스1 /사진=(산타클라라 로이터=뉴스1) 임여익 기자
이날 폭락은 미국 ISM(공급관리협회) 제조업 지수가 경기침체 우려를 재점화한 데 따른 것이다. 8월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 지수는 전달보다 0.4포인트 오른 47.2를 기록했다. 올해 3월 이후 5개월 연속 50을 하회하면서 위축 국면을 시사했다. PMI가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50보다 낮으면 위축을 의미한다.
특히 세계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낙폭이 매우 컸다. 엔비디아가 9% 넘게 폭락한 건 올해 4월19일 10% 이후 4개월 반 만이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2789억달러(약 374조원)가 사라졌다. 미국 기업 역사상 하루 최대 시총 증발이다.
2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 법무부가 반독점 조사를 위해 엔비디아에 소환장을 보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겹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블룸버그는 법무부가 반독점 관행 조사를 위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소환장을 발송했고, 엔비디아 등 기업들이 소환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분기 호실적, 하반기 메모리 가격 상승, 엔비디아에 HBM 납품으로 삼성전자의 모멘텀 병목은 풀렸지만 타이밍이 애매한 게 문제"라며 "국내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고, 글로벌 매크로 불확실성이 가중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반도체라는 주도주가 사라지니 국내 증시의 모멘텀이 약화됐고, 외국인 수급도 이탈되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