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지난 7월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제약 분야 종합 컨벤션 '2024 바이오플러스 인터펙스 코리아' 현장 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현재 이오플로우와 펩트론, 에스티큐브 등이 대규모 주주 대상 유증을 진행하고 있다. 에스티큐브는 약 757억원, 이오플로우는 약 832억원, 펩트론은 약 1200억원 규모의 신주를 주주 대상으로 발행한다. 조달 자금은 대부분 운영자금과 시설자금, 채무상환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6월(납입일 기준) HLB생명과학도 채무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약 732억원 규모 주주 배정 유증을 실시했다.
하지만 IPO(기업공개) 당시 약속한 흑자전환 시점을 한참 넘겨 수년간 적자를 지속하는 기업이 존폐 위기를 넘기기 위해 매번 주주들의 손을 빌린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더구나 주주 배정 유증은 자금조달의 마지막 수단으로 인식되는 경향도 있다. 기업의 상황에 따라 제3의 특정 투자자를 유치하기 어려우니 주주들의 쌈짓돈을 빌리는 행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주가 하락에 시달리다 울며 겨자 먹기로 또 주머니를 벌려야 하는 주주의 아픔은 어떻게 달랠 수 있을까.
지금 K-바이오는 회생의 갈림길에 섰다. 2021년부터 시작한 바이오 투자 외면 기조 속 수많은 기업이 자금 조달에 애를 먹으며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이제야 글로벌 금리 인하 분위기와 주요 기업의 글로벌 기술이전 성과, 유한양행의 레이저티닙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 등으로 반전의 기회를 맞았다. 최근 바이오 기업의 대규모 유증 행진이 바이오에 대한 자본시장의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까 걱정이다.
대규모 주주 대상 유증을 결정한 바이오 기업은 뼈를 깎는 자세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자금 조달로 기업 운영의 숨통이 텄단 이유로 안주해선 안 된다. 주주들의 소중한 돈으로 회생의 기회를 얻은 만큼 기술 고도화와 상업화 등 성과 창출에 매진해야 한다. 유증 뒤 주주들의 성원에 보답하지 못한다면 K-바이오의 위상을 떨어트리는 당사자가 될 수 있단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