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려가면 삼성금융 형님 울고 아우 웃는다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2024.09.04 11:08
글자크기

[MT리포트]③삼성금융의 경쟁자는 삼성금융

편집자주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영역이 사라지면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한 식구이지만 각각 업계 1위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예외는 아니다. 순이익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투자자 선택도 과거(자산)을 보느냐, 미래(가능성)를 보느냐에 달라진다. 보험업계 1위를 두고 다툴 수 밖에 없는 두 회사를 비교해봤다.

삼성생명·삼성화재 총자본/그래픽=이지혜삼성생명·삼성화재 총자본/그래픽=이지혜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후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삼성생명 (97,500원 ▲1,300 +1.35%)삼성화재 (357,500원 ▲7,000 +2.00%)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은 부채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이 길기 때문에 부채가 빠르게 늘며 자기자본이 줄어들 수 있다. 반면 영향이 덜한 삼성화재가 금리 인하기에 추격에 고삐를 죌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말 별도기준 삼성생명의 총자본은 34조2423억원이다. 지난해말 37조5277억원에서 8.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의 총자본은 15조9052억원에서 16조4430억원으로 3.4% 증가했다.



삼성생명의 자본이 감소한 이유는 부채 듀레이션이 긴 특성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생보사는 만기가 긴 보험상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부채 듀레이션이 손해보험사보다 길다. 손보사의 만기 듀레이션은 30~40년 정도지만 종신보험 등을 취급하는 생보사는 70~80년 만기의 상품도 운영한다.

부채 듀레이션이 긴 생보사는 금리가 내려가면 자본 부담이 커진다. 금리가 내려가면 자산과 부채의 평가가격은 올라가는데, 생보사는 부채 듀레이션이 길다보니 부채가 증가하는 속도가 자산의 증가 속도보다 빨라진다. 부채가 늘어나면서 순자산이 감소하면 자본도 줄어든다.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비율) 하방 압력도 높아진다. 킥스는 보험사의 현재 자기자본을 분자로, 각종 위험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자본감소 규모를 추정한 값을 분모로 해 산출한다. 금리가 내려가면 킥스의 분자인 자기자본은 감소하는 반면 분모는 늘어나 결과적으로 수치가 낮아질 수 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삼성생명 보고서에서 "삼성생명의 자본규모가 올해 1분기 9000억원 감소한 데 이어 2분기도 1조9000억원이 추가로 줄었다"며 "금리인하 추세로의 전환이 재무제표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도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생명의 듀레이션 갭이 음수(자산보다 부채의 만기가 더 긴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금리 인하 사이클에서 자본여력 관리가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생명과 달리 삼성화재는 향후 금리 인하가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삼성화재의 자산 듀레이션은 4.2, 부채 듀레이션은 3.3으로 자산이 더 길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는 자산 듀레이션을 부채 듀레이션보다 길게 가져가면서 부채 할인율이 강화되는 상황에서도 자기자본이 순증하고 킥스비율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