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헨리 포드 마콤 병원(Henry Ford Macomb Hospital)의 라이언 넬슨 박사(비뇨의학과 전문의)가 단일공 로봇수술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근 세계비뇨내시경기술학회(WCET 2024)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미국 헨리 포드 마콤 병원(Henry Ford Macomb Hospital)의 라이언 넬슨 박사(비뇨의학과 전문의)는 "다른 의사들도 단일공 로봇수술을 사용해보면 환자 예후가 훨씬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개복 수술이나 복강경 수술과 비교해 로봇수술의 이점이 분명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10년간 1400여건의 로봇수술을 시행한 넬슨 박사도 단일공 로봇수술이 등장한 이후 최근 3년 동안 497건(7월 말 기준)의 수술을 단일공 로봇수술로 진행했다. 정밀한 기구 조작과 함께 카메라로 마치 코앞에 댄 듯 병변을 확대할 수 있는 것은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얘기다. 그는 "특히 단일공 로봇수술을 통해 하루 만에 수술·퇴원하는 '원데이 수술'이 가능해졌고, 전신마취가 아닌 척추마취로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수술을 진행할 수도 있게 됐다"며 흡족해했다.
인튜이티브의 단일공 로봇수술 시스템 '다빈치 SP' 이미지./사진=인튜이티브
로봇수술의 발전은 치료 대상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크기가 80㏄를 넘는 거대 전립선비대증에서 로봇수술은 레이저를 이용해 커진 전립선을 도려내는 기존 방식보다 훨씬 이점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출혈이 적어 수혈에 따른 신체적 부담을 덜 수 있고 수술 당일 퇴원도 가능하다. 넬슨 박사는 "로봇수술로 전립선 절제술을 시행할 때 10년 이내 재치료율은 1% 미만이다. 반면 레이저 수술의 재치료율은 12%에서 최대 14%로 이보다 훨씬 높다"며 "한 번의 수술로 치료를 끝낼 수 있고 방광 결석, 종양 제거, 스텐트 삽입 등 다양한 치료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앞으로 거대 전립선비대증에서 단일공 로봇수술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 전망했다.
라이언 넬슨 박사(비뇨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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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수술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전에는 카메라 각도를 0도 또는 30도 두 가지 중 하나로 고정해야 했지만, 지금은 어느 방향이든 0~30도까지 화면을 돌리며 꼼꼼히 살펴볼 수 있게 돼 훨씬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가장 최신의 5세대 다빈치 로봇수술 시스템은 집도의가 수술 시 촉각을 통해 저항감을 느낄 수 있는 '포스 피드백'(Force Feedback) 기능으로 장기·혈관·신경 손상 위험을 최소화했다. 한국에는 도입되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는 3차원 모델링을 통해 암이나 신체 장기를 구현한 뒤 미리 '가상 수술'을 펼치거나 실제 수술 과정에 3D 모델을 회전시켜가며 비교해 보기도 한다.
넬슨 박사는 현재 미국의 여러 의료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신장·전립선 질환 수술에서 단일공 로봇수술의 효과와 안전성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원격 수술, 인공지능(AI) 도입에 대한 연구도 구상 중이다. 그는 "단일공 로봇수술에서 한국의 의사는 전 세계적으로 우수한 역량을 드러내고 있다"며 "컨소시엄에 유럽 의료기관의 참여를 고려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의료기관도 동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