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도 놀란 현대차 통큰 '주주환원'…"최소 1만원 배당" 우선주 '껑충'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4.08.30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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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주주환원 발표 이후 28~29일 주가 상승률/그래픽=김지영현대차 주주환원 발표 이후 28~29일 주가 상승률/그래픽=김지영


현대차의 밸류업 정책에 증권가에서도 호평이 이어진다. 특히 주당 최소 1만원 이상 배당과 우선주 중심의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 등이 주목을 받으며 우선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이 지속되는 만큼 당분간 우선주 강세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29일 코스피 시장에서 현대차 (237,000원 ▲5,000 +2.16%)는 전일 대비 500원(0.19%) 내린 25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주주환원 정책 발표 이후 4.65% 강세로 마감한 주가는 이날 장 초반에도 3%대까지 상승폭을 확대했으나 이후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며 보합권으로 밀렸다.



반면 우선주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현대차우 (173,000원 ▲5,500 +3.28%)는 전일 대비 1만원(5.68%) 오른 18만6000원에 마감했고 현대차2우B (176,500원 ▲5,800 +3.40%)현대차3우B (171,200원 ▲4,200 +2.51%)는 각각 7.37%, 6.52% 강세로 장을 마쳤다.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주주환원 정책 덕분에 우선주가 주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2024 현대자동차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총 주주환원율(TSR) 개념을 신규 도입하고 2025년부터 2027년까지 TSR 35% 이상을 유지할 예정이다. 기존 배당성향 25%보다 10%포인트 이상 확대됐으며 증권가에서 예상한 주주환원율 30%를 상회한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이 발표됐다"며 "투자자들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소 배당금 개념도 도입했다. 내년부터 분기마다 주당 2500원씩 연간 최소 1만원 이상을 배당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현대차의 연간 주당 배당금은 △2020년 3000원 △2021년 5000원 △2022년 7000원 △2023년 1만1400원 등으로 확대돼 왔다. 최소 배당금 정책으로 역대 최대 배당액이었던 지난해 수준의 배당을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현 시점에 우선주를 매입한다 해도 연 5%대 이상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다.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 건 우선주 위주의 자사주 매입·소각이었다. 현대차는 배당과 함께 3년 간 4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으로 ROE(자기자본이익률) 목표 11~12%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우선주 디스카운트를 고려해 TSR 범위 내에서 탄력적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한다.


ROE는 순이익을 자본으로 나눈 값인 만큼 ROE를 높이려면 이익을 늘리거나 자본을 줄여야 한다. 자본을 줄이는 대표적인 방법이 자사주 소각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해진 예산 규모 내에서 가장 쉽게 ROE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우선주 차등 소각"이라며 "우선주 차등 매입 정책에 따라 보통주와 우선주 간 괴리율은 급격히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 보통주와 우선주 간 주가 차이를 나타내는 괴리율은 현재 약 27~30% 수준이다. 삼성전자 우선주의 괴리율(약 18%) 만큼 축소된다면 보통주 대비 우선주의 상대적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따른 수혜와 추가적인 주주환원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9~10월에 나타날 주요 이벤트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진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초 발표될 미국의 8월 소매판매는 양호할 것으로 예상돼 미국 내 수요 우려가 완화할 것"이라며 "밸류업 지수 발표도 예정돼 있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10월에는 현대차 인도법인 IPO(기업공개)를 통한 구주 매출로 현금이 유입된다"며 "추가 주주환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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