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4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29일 오전 11시10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현대차 (237,000원 ▲5,000 +2.16%)는 전일 대비 1000원(0.39%) 내린 25만8000원에 거래됐다. 전날 주주환원 정책 발표 이후 4.65% 강세로 마감한 주가는 이날 장 초반에도 3%대까지 상승폭을 확대했으나 이후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며 약보합권으로 밀렸다.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주주환원 정책 덕분에 우선주가 주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2024 현대자동차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총 주주환원율(TSR) 개념을 신규 도입하고 2025년부터 2027년까지 TSR 35% 이상을 유지할 예정이다. 기존 배당성향 25%보다 10%포인트 이상 확대됐으며 증권가에서 예상한 주주환원율 30%를 상회한다.
최소 배당금 개념도 도입했다. 내년부터 분기마다 주당 2500원씩 연간 최소 1만원 이상을 배당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현대차의 연간 주당 배당금은 △2020년 3000원 △2021년 5000원 △2022년 7000원 △2023년 1만1400원 등으로 확대돼 왔다. 최소 배당금 정책으로 역대 최대 배당액이었던 지난해 수준의 배당을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현 시점에 우선주를 매입한다 해도 연 5%대 이상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다.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 건 우선주 위주의 자사주 매입·소각이었다. 현대차는 배당과 함께 3년 간 4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으로 ROE(자기자본이익률) 목표 11~12%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우선주 디스카운트를 고려해 TSR 범위 내에서 탄력적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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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E는 순이익을 자본으로 나눈 값인 만큼 ROE를 높이려면 이익을 늘리거나 자본을 줄여야 한다. 자본을 줄이는 대표적인 방법이 자사주 소각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해진 예산 규모 내에서 가장 쉽게 ROE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우선주 차등 소각"이라며 "우선주 차등 매입 정책에 따라 보통주와 우선주 간 괴리율은 급격히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 보통주와 우선주 간 주가 차이를 나타내는 괴리율은 현재 약 27~30% 수준이다. 삼성전자 우선주의 괴리율(약 18%) 만큼 축소된다면 보통주 대비 우선주의 상대적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따른 수혜와 추가적인 주주환원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9~10월에 나타날 주요 이벤트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진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초 발표될 미국의 8월 소매판매는 양호할 것으로 예상돼 미국 내 수요 우려가 완화할 것"이라며 "밸류업 지수 발표도 예정돼 있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10월에는 현대차 인도법인 IPO(기업공개)를 통한 구주 매출로 현금이 유입된다"며 "추가 주주환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