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자본 공급 미미"…금융위, 종투사 제도개선 예고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4.08.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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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9일 금융권 릴레이 간담회 일환으로 증권업권을 만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9일 금융권 릴레이 간담회 일환으로 증권업권을 만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제도 손질을 예고하고 나섰다. 증권사가 기업금융 시장에서 자본력을 토대로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하도록 종투사 제도를 도입했지만, 당초 목표인 혁신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은 미미하고 부동산 금융에 편중돼 있다고 비판하면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9일 금융권 릴레이 간담회 네번째 일정으로 증권업권과 첫 만남을 가졌다. 이날 종투사인 미래에셋증권 (8,700원 ▲260 +3.08%),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14,180원 ▲530 +3.88%), KB증권, 삼성증권 (47,050원 ▲1,200 +2.62%)과 중소형사 교보증권 (5,280원 0.00%), 유진투자증권 (4,470원 ▲160 +3.71%) 등 증권사 CEO(최고경영자)가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증권사 본연의 업무인 기업금융을 강화할 것을 당부하며 종투사 제도개선을 예고했다. 그는 "증권사는 종합 기업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회사로서 혁신기업을 발굴해 성장시키고, 성숙한 기업에는 자금과 M&A(인수·합병)를 지원하는 등 맞춤형 금융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역할"이라며 "그러나 혁신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이 미미하고 부동산 금융에 편중돼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업과 함께 성장해나가는 금융회사라는 측면에서 증권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한 재정비가 필요하다"며 "도입 10여년이 경과한 종투사 제도의 공과를 평가하고 향후 필요한 제도개선 방향을 업계와 함께 논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2013년 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를 위해 종투사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제도 취지와 달리 중견·중소기업 등이 아닌 부동산을 중심으로 신용공여가 이뤄진다는 비판이 이어져왔다. 이에 금융위가 종투사 제도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도 독려했다. 김 위원장은 "자본시장 선진화와 기업 밸류업 등 주요 정책과제는 정부의 노력만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만큼 자본시장 최전선에 있는 증권업계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하다"며 "증권사가 자금중개자이자 기관투자자로서 밸류업 기업의 자금흐름을 이끌어나가고, 기업가치를 세심하게 분석·평가해 투자판단에 활용될 수 있는 정보를 시장에 제공하는 역할도 수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증권사 스스로도 상장기업으로서 기업가치 제고와 투자자 소통에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유동성·건전성 우려에 대비한 선제적이고 철저한 리스크관리 필요성도 언급했다. 금융당국 역시 유동성·건전성 규제가 실제 리스크 수준을 적절히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정비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불완전 판매·불법 공매도 등 투자자 신뢰를 저해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불법·불공정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하에 엄정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증권사들도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등 제도개선 방안 이행을 차질없이 준비할 것과 내부통제 장치 재점검 등을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증권사 CEO들은 기업 밸류업 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기업금융 강화 주문에 대해서는 "단순한 자금 중재자 역할에서 더 나아가 자본력 확충을 토대로 기업에 적극 자금을 공급하겠다"며 "모험자본 공급을 통해 시장이 활성화되면 기업과 증권사의 IB 사업도 동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IB사업의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하는 시점으로, 금융당국에 이와 관련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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