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해외부동산 펀드 손실 현황/그래픽=김다나
28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공모 해외부동산 펀드 중 펀드 설정 이후 현재까지 누적 수익률(분배금 등 포함한 수정기준가 기준)이 마이너스로 원금 손실이 나타난 펀드의 설정액은 총 1조584억원 규모다. 전체 공모 해외부동산 펀드 설정액(2조4338억원)의 약 43.5%가 원금 손실 상태인 셈이다. 원금 손실 펀드의 순자산은 5330억원으로 설정액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펀드 기준가 하향 조정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이지스자산운용은 공정가치 평가금액의 장부가를 반영해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04호(파생형)' A클래스 펀드의 기준가를 종전 932.73원에서 596.42원으로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펀드 가격이 하루만에 36% 급락한 것이다.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04호 펀드가 투자한 스페인 바르셀로나 소재 네슬레 본사 빌딩. /사진제공=이지스자산운용
앞서 △이지스글로벌공모부동산281호 △하나대체투자나사부동산1호 △한국투자뉴욕오피스부동산1호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부동산2호 △한국투자룩셈부르크코어오피스부동산 △현대유퍼스트부동산30호 등에서도 원금 손실이 나타났고 펀드 기준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독일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한 '이지스글로벌부동산229호'는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면서 현재 강제 청산절차가 진행 중이다. 원금의 약 80%가 손실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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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부동산 손실에 운용사들은 펀드 만기 연장, 대출금 리파이낸싱, 배당금 유보 등으로 대응 중이다. 문제는 대출금 리파이낸싱으로 기존보다 금리가 2~3배 오르면서 수익성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펀드 만기를 연장하면서 현지 부동산 시장의 회복을 기다렸다가 자산 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달비용 상승으로 인한 손실은 누적될 수밖에 없다. 손실이 발생한 해외부동산 펀드 대부분은 만기를 기존보다 4~5년 연장한 상태다. 펀드 가입자들의 투자금도 그 기간만큼 묶이게 된다.
이날 키움히어로즈유럽오피스 펀드는 수익자총회를 열고 펀드의 만기를 기존 2025년2월에서 2030년2월로 연장할 계획이다. 다음달 6일 만기가 도래하는 선순위 대출에 대해서도 차환을 통해 대출을 연장한 이후 자산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직 원금 손실 구간은 아니지만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11호 등 몇몇 펀드들 역시 최근 기준가가 급격히 조정되면서 손실 우려가 커진다.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11호는 최근 리파이낸싱을 통해 대출금리가 기존 3.34%에서 6.64%로 상승했다. 오는 10월 수익자총회를 열고 펀드 만기를 연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