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개선의 엔씨, 실적 방어의 네오위즈…누가 끝까지 웃을까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2024.08.2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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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 필드전투 화면/사진제공=엔씨소프트'호연' 필드전투 화면/사진제공=엔씨소프트


어깨가 무거운 두 수집형 RPG(롤플레잉게임)가 같은 날 출시됐다. 엔씨소프트 (179,800원 ▲700 +0.39%)의 신작 '호연'은 경영난과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와 회사 이미지를 반전시켜야 할 책임을 안고 있고 네오위즈 (21,450원 ▲450 +2.14%)의 신작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에는 P의 거짓 이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회사의 실적을 방어해야 한다는 미션이 주어졌다.

엔씨소프트는 28일 수집형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호연'을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3개 지역에서 동시 출시했다. 이 회사의 인기 IP(지식재산권)인 '블레이드 & 소울'의 3년 전을 배경으로 주인공이 가문 재건을 위해 펼치는 모험을 그려낸 게임이다. 60종의 영웅을 상황에 맞게 조합하고 필드 전투와 턴제 전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엔씨소프트가 호연에 거는 기대는 지대하다. 지난해 말 신작 TL(쓰론앤리버티)과 올해 상반기에 발표한 신작 '배틀크러쉬'가 예상보다 저조한 성과를 보이면서 신작 흥행에 대한 갈증이 커진 상태다. TL이 하반기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아이온2', 'LLL' 등 큰 매출을 기대할만한 대작을 내년부터 출시할 계획이기 때문에 호연이 실적 반등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실제로 호연 개발진은 전에 없던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호연은 엔씨소프트에 대한 게이머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책임도 가지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수년간 지속되면서 엔씨소프트에 대한 게이머들의 인식이 나빠졌고 이에 따라 재미가 아닌 엔씨소프트이기 때문에 인정을 못 받는 상황이 됐다는 게 이 회사의 판단이다. 엔씨소프트는 호연으로 확률형 아이템 이미지를 벗고 리니지와 다른 스타일의 게임도 잘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계획이다.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 이미지/사진제공=네오위즈'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 이미지/사진제공=네오위즈
네오위즈의 자회사 파우게임즈가 이날 출시한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이하 영웅전설)'는 19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일본 만화 '영웅전설' IP를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수집형 RPG다. 원작 스토리와 감성은 그대로 살리고 모바일에 최적화된 전투 시스템을 도입했다. 자동 공격 기능을 도입했고 게이머는 스킬 사용 타이밍을 조절하면 된다. 파우게임즈는 이런 모바일 RPG 제작의 강자로 알려졌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콘솔 대작 'P의 거짓' 성공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의 매출은 지난해 3분기 1174억7500만원을 기록한 이후 하향 안정화를 거쳐 올해 2분기 870억1200만원까지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202억4700만원에서 올해 2분기 47억4300만원으로 감소했다. P의 거짓 DLC(다운로드 가능 콘텐츠) 출시가 늦어지는 가운데 실적을 방어할 신작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네오위즈는 영웅전설이 인기 IP를 기반으로 하는 점에서 기대한다. 원작 만화와 기존 게임의 인기가 어느 정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만화 원작이라는 점에서 넷마블의 히트작 '나 혼자만 레벨업'과 같은 반응을 기대중이다. 네오위즈는 콘솔에 집중하는 사업 방향이 다양성 부족 등 한계가 있는 만큼 시리즈화 할 수 있는 IP 개발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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