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트릴리온, 창업주에 빌린 돈 일부 상환…경영권 분쟁에 주주만 피해

머니투데이 박기영 기자 2024.08.2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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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트릴리온, 창업주에 빌린 돈 일부 상환…경영권 분쟁에 주주만 피해


TS트릴리온 (294원 ▼4 -1.34%)이 최대주주이자 창업주인 장기영 전 대표에게 빌린 110억원 중 일부를 상환했다. 잔금 상환 일정은 조율 중이다. 이번 상환으로 현 경영진과 장 전 대표 간의 분쟁이 일단락될지 관심이 모인다. 양측은 올초부터 임시주주총회, 파산신청, 회생신청, 형사 고소 등 분쟁을 지속해왔다.

TS트릴리온은 지난 26일 장 전 대표에 대한 단기차입금 68억원을 상호 합의 하에 상환했다고 27일 밝혔다. TS트릴리온은 지난해 7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과 상상인저축은행으로부터 빌린 돈 80억원 만기가 도래했으나 유동성 악화로 위기를 겪었다. 이에 장 전 대표가 보유한 지분을 팔아 회사에 운영자금까지 총 110억원을 빌려줬다.



당시 장 전 대표는 TS트릴리온 지분 71.21%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회사가 부도 위기에 처하자 보유하고 있던 지분 중 42.35%를 3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주당 매각가는 750원이다. 이 계약은 상대방과 조건이 여러 차례 변경된 후 결국 지난해 11월 지분 46.06%를 326억원에 매각하는 조건으로 변경됐다. 인수자는 천일실업과 복수의 FI(재무적투자자)다. 인수인측은 지난해 11월 잔금 일부를 남겨둔 상황에서 자신의 인사를 TS트릴리온 이사로 선임했다.

TS트릴리온에서 본격적인 갈등이 발생한 것은 신규 이사 선임 1개월만인 지난해 12월이다. 새로 들어온 경영진이 장 전 대표가 거래 과정에서 담보성으로 맡겨 놓은 사표를 수리해 장 전 대표를 사임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TS트릴리온 측은 "계약에 의거해 (장 전 대표가) 사임서를 제출한 것으로 계약상 정상적으로 처리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천일산업 등이 사들인 지분을 여러 곳에 재매각했고, 일부 주주는 인수한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가 반대매매를 당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장 전 대표는 대여금을 돌려줄 것과 경영 정상화를 주장하며 경영권 분쟁에 돌입했다.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의결권 대결을 벌이는 한편 파산신청과 회생절차 개시신청 등 법적 분쟁도 병행했다. 지난 6월 열린 임시주총에서는 현 경영진이 승리했다. 법원은 장 전 대표가 제기한 파산신청과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현 경영진측도 장 전 대표를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이를 '혐의없음' 판단했다.

문제는 회생절차 개시 신청 기각이 실질 심사 사유란 점이다. 거래소는 회생절차 개시 신청 직후 TS트릴리온 주식 거래를 정지했다. 거래소는 이날까지 실질 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한다. 현 경영진이 장 전 대표에게 빌린 돈을 일부 상환한 것은 분쟁을 해소하고 실질 심사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회생절차가 기각되면 회사가 계속기업으로서 문제가 없는지 판단해 실질 심사 대상 여부를 판단한다"며 "큰 문제가 없다면 거래 재개 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현 경영진과 전 사주 사이에서 발생한 분쟁이 거래정지로 이어져 소액주주의 피해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 전 대표는 "대여금 소송 결심이 가까워져 오니 (현 경영진이) 상환에 나선 것"이라며 "회사 경영 등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TS트릴리온의 최대주주는 아직도 장 전 대표다. 경영권 매각 후 남은 지분 14.74%와 일가족 지분을 모두 합쳐 23%를 보유했다. 현재 경영진은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 9.92%를 확보한 디에스조합측 인사다. 디에스조합은 복수의 공동 보유 계약을 통해 지분을 21.80% 확보했다. TS트릴리온 관계자는 "잔여 대여금 상환은 조율 중"이라며 "회생절차 개시 신청으로 주권매매가 정지돼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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