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55조원 규모 '수소연료전지' 시장 선점 나선다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4.08.2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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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자회사 설립 이어 컨비온 인수
수소연료전지 시장 2023년 2.5조→2040년 55조 전망

HD현대, '수소 드림 2030 로드맵' 개요/그래픽=윤선정HD현대, '수소 드림 2030 로드맵' 개요/그래픽=윤선정


HD현대가 글로벌 수소연료전지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30년까지 육상과 해상에서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하겠다던 그룹의 비전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HD현대의 조선·해양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HD하이드로젠이 연료전지 시스템 분야 기업인 '컨비온'을 7200만 유로(1065억원)에 인수했다고 26일 밝혔다.



컨비온은 2012년 설립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와 고체산화물 수전해전지(SOEC) 전문기업으로, 핀란드 헬싱키에 본사를 두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상업용 SOFC 발전 시스템 기술과 공급 실적을 보유한 회사"라고 설명했다. SOFC와 SOEC는 미래 청정 에너지로 평가받는 수소 에너지의 핵심 기술로 손꼽힌다. SOFC는 세라믹과 같은 고체산화물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기술이고, SOEC는 고온의 수증기를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자회사 HD하이드로젠을 설립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뤄진 기업 인수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1일 수소연료전지 전문회사인 HD하이드로젠을 설립했다고 공시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100% 자회사로, 출자금은 1400억원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향후 투트랙 전략을 가동해 글로벌 수소연료전지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HD하이드로젠이 연료전지 사업을 총괄하면서 국내 발전용과 선박용 사업을 담당하고, 컨비온이 연료전지 핵심기술 개발과 유럽 내 사업을 추진하는 식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이러한 행보는 글로벌 수소연료전지 시장의 미래를 그만큼 밝게 봤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등은 수소연료전지와 수전해 시장 규모가 2023년 2조5000억원에서 매년 평균 30%씩 성장해 2030년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사용이 본격화하고 수전해 기술이 상용화 할 것으로 기대되는 2040년에 시장 규모가 55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한다.

HD현대도 2021년 '수소 드림 2030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수소 밸류체인' 구축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육·해상에서 수소 생태계를 조성해 친환경 미래 먹거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당시 HD한국조선해양은 수소 연료전지와 수소 연료공급시스템 기술을 적용한 수소연료전지 추진선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계열사인 HD현대일렉트릭은 수소연료전지와 관련한 친환경·무소음 발전설비와 전력 인프라 구축을, HD현대건설기계는 수소 기반의 중대형 건설장비 개발을 계획했다.

이후 HD현대는 글로벌 수소연료전지 시장 선점을 위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이어왔다.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지난해 10월 SOFC 시스템을 고도화하기 위해 연료전지 기업 엘코젠과 4500만 유로(668억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CES 2023'에서 에스토니아 엘코젠,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SOFC와 수전해 시스템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기도 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HD현대는 수소연료전지와 수전해 기술뿐만 아니라 소형원자로(SMR) 등 미래 에너지원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세계 최고의 청정에너지 기술로 미래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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