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대표 "자부심 존중하면 임금 적어도 일해…한동훈 대표 나서야"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2024.08.23 16:19
글자크기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에서 참고인 조사를 위해 경찰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8.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에서 참고인 조사를 위해 경찰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8.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전공의들이 현장을 떠난 지 6개월이 지난 데 대해 응급의학과 전공의 출신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논의나 계획은 빠진 채 의대증원이 이뤄지고 있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도 이 사태에 나서서 해결을 고민할 때"라고 밝혔다.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23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운영된 대한민국 의료는 전공의를 착취하며 운영됐고 (이제) 진료지원(PA) 인력을 대체하나 간호사라는 저비용 인력으로 운영하겠다는 걸로 보여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정부의 '전공의 없는 병원' 방침과 관련해 "상황이 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공의들은 다시 들어가지 않을 거로 생각하고 있다"며 "정부나 병원장 말고는 환자한테도, 의사한테도 도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상을 입고도 응급실 22군데에서 거절당한 소식 등에는 "성형외과를 선택하더라도 응급 진료보다 다른 쪽을 택한다. 의사들이 많이 뽑히더라도 중증 응급 질환을 보는 의사가 되지 않으면 무슨 의미인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가 '메리트'(장점) 있는 직업이어야 하고, 환자를 살리기 위해 자부심을 갖고 일하려 의사가 된 건데 지금 국가 정책은 그런 자부심을 깨부쉈다. 그러니 지금 교수님들도 현장을 이탈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부심도 저비용의 하나고, 그 자부심을 존중하면 동기가 돼 임금이 적더라도 일할 수 있었던 건데 그런 구조 자체도 무너졌다"고 했다.

그는 또 "처음부터 이것들을 해결하기 위한 요구안들을 제시했고,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개입해야 되지 않는지 생각하고 있다"며 "국민의힘 같은 데서 손을 놓고 있는 것 같아 아쉽고 한동훈 당대표도 이 사태에 나서서 해결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1일 경찰이 본인을 참고인 조사로 부른 데 대해서는 "살면서 처음 겪는 거라 쉽지는 않았는데 경찰 측에서는 사실관계가 명확하지도 않고 출처도 애매한 자료들을 제시했다. 본인들이 생각하는 시나리오에 끼워 맞추는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의협 관계자들의 참고인 조사 명목으로 불렀는데, 의협과의 관계나 부추김보다 전공의들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제가 느끼기에는 사실상 거의 피의자 조사나 다름없지 않았나 생각이 들긴 했었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2년 차 레지던트로 근무하다 지난 2월 19일 의대증원 발표를 접한 뒤 사직서를 제출해 현재 사직 처리된 상태다. 그는 "(사직을) 의협이 사주했다고 하기 힘들고 전공의 개개인의 개별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상식적으로 개개인의 인생이 달렸다. 앞으로의 미래 30년, 40년이 바뀔 수 있는 문제다 보니 결국 최종적으로 본인이 결정해야 하고 저나 의협이 그들 인생을 대신 책임져 줄 수 없다.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응급실 파행 운영 등에 국민 우려가 커진 걸 두고는 "응급실은 진단을 내리고 각 전문과에 의뢰를 내린다. 배후 진료가 힘들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최종 배후 진료가 되지 않으면 업무 과부하가 생기는 데다 응급실 의료진도 현장을 떠나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최종 책임을 응급실 의사가 져야 할 수 있으니, 그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고 명절에는 얼마나 바쁠까. 환자가 얼마나 밀려올까.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응급실 본연의 역할을 위해서는 경증 환자의 의료 수요를 제한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냐"라고 부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