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올해 연구비 2500억…제2의 렉라자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4.08.2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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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이 23일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FDA 승인 이후 유한양행의 경영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사진=구단비 기자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이 23일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FDA 승인 이후 유한양행의 경영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사진=구단비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산 항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을 미국에 진출시키며 제약업계의 새로운 역사를 쓴 유한양행 (125,000원 ▲200 +0.16%)이 제2의 렉라자를 찾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 앞으로는 항암, 심혈관·신장·대사질환과 면역염증질환 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유한양행은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FDA 승인 이후 유한양행의 경영방향'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는 "10여년 전부터 혁신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오픈이노베이선 전략을 도입해 공동연구 등의 노력을 해왔다"며 "앞으로 제2·3의 렉라자 탄생을 위해 바이오텍, 학계와 더 긴밀하게 협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는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의 표적 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정맥주사(IV) 제형과 병용요법으로 미국 FDA의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승인됐다. 국내 항암 신약이 FDA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FDA 허가로 유한양행이 받는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은 6000만달러(약 802억원)이다. 제품 판매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다. J&J는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 매출을 50억달러(약 6조6840원) 이상으로 제시했는데, 유한양행이 글로벌 판매액의 10%가량을 로열티로 수령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오세웅 부사장, 조욱제 대표이사 사장, 김열홍 부사장이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FDA 승인 이후 유한양행의 경영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에 응하고 있다./사진=구단비 기자사진 왼쪽부터 오세웅 부사장, 조욱제 대표이사 사장, 김열홍 부사장이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FDA 승인 이후 유한양행의 경영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에 응하고 있다./사진=구단비 기자
다만 유한양행은 이날 구체적인 판매 계획, 로열티 등의 언급을 피했다. 조 사장은 "글로벌 판권은 J&J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다"고 말했다. 자회사인 유한화학이 시설을 증설해 향후 렉라자의 위탁생산(CMO)을 맡게 될 수도 있냐는 질문에 조 사장은 "아직 J&J와 논의가 많이 돼야한다"며 "(기존 계약 등) 글로벌 제약사의 니즈에 발맞춰 증설했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 FDA 승인 이후 제2·3의 렉라자 탄생을 목표로 삼고 매출의 2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입하고 있다. 올해 총 연구비는 2500억원 규모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표적치료제·면역항암제 등 항암 △심혈관·신장·대사질환(CVRM) △면역염증질환 등 3개 주력 분야를 제시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8개, 내년에는 12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고형암 신약 'YH32367', 비알코올성지방간염(MASH) 치료제 'BI 3006337', 알레르기 약물 'YH35324' 등이 언급됐다.

유한양행 임원진이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FDA 승인 이후 유한양행의 경영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에 응하고 있다./사진=구단비 기자유한양행 임원진이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FDA 승인 이후 유한양행의 경영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에 응하고 있다./사진=구단비 기자
렉라자를 탄생시킨 유한양행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렉라자는 2015년 오스코텍 자회사인 제노스코가 개발한 후보물질을 도입해 개발됐다. 유한양행은 지금까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16개 후보물질을 도입했다. 공동연구는 21건이 진행 중이며 렉라자를 포함한 5건의 글로벌 기술수출 계약을 4조7000억원 규모로 체결했다.


한국 제약사의 새로운 역사를 쓴 사례지만, J&J가 주도해 승인 과정을 밟아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시작으로 유한양행의 힘으로 글로벌 상용화까지 도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 사장은 "렉라자 사례처럼 단계를 밟아가면서 실력과 재력을 쌓아가야 독단적으로 (FDA 승인을 시도할)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며 "충분한 자본력이 있는 기업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추후엔) 우리나라 제약회사 힘으로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유한양행 '렉라자' 타임라인/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유한양행 '렉라자' 타임라인/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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