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24년 1월 공개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장면. /사진=노동신문=뉴스1
이 시나리오는 한때는 공상과학소설(SF)처럼 보였을 수 있지만 이제는 리얼리티 쇼에 더 가깝다. 한국은 과거에 핵무기 보유를 고려한 적이 있다. 극단적인 입장의 소수만 주장하던 핵무장론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주류 담론이 됐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한국인의 약 70%가 자국이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핵무기 없이는 한국이 북한을 격퇴할 수 없을 겁니다." 남북 해상경계선 인근의 긴장 지역 연평도의 전 면장인 김영식이 말했다.
하지만 과거에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위협했던 도널드 트럼프가 재선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많은 이들이 미국이 한국을 방어해줄 것이라고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특히 이제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 미국 도시를 겨냥할 수 있게 된 상황에서 말이다.
"만약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가 핵무기를 가져야 할 이유가 더욱 분명해져요." 김영식 전 면장이 말했다. "미국이 손해 볼 수 있는 그 어떤 행동도 안 하려 할까봐 걱정입니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 대통령 하에서 모든 미국 동맹국들이 직면할 두려움의 극단적인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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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핵무장을 추구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많다. 북한, 중국, 러시아는 경제적 압박이나 무력 과시로 대응할 것이며, 어쩌면 노골적인 공격으로 나올 수도 있다.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제재가 가해진다면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타격을 받을 것이다. 엘리트들은 위험을 잘 인식하지 못할 수 있는 일반 유권자들보다 핵무장에 대해 덜 열광적이다. 미국 싱크탱크 CSIS가 올해 설문 조사한 175명의 한국 전문가와 정부관리 중 3분의1만이 독자적인 핵무장을 지지한다.
트럼프가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만큼 파괴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한미동맹은 미국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 의회는 주한미군 재배치에 대한 예산 지원을 거부함으로써 주한미군 철수 계획을 방해할 수 수 있다. 서울의 남쪽에 위치한 캠프 험프리스(평택 소재)는 미국의 해외 군사 기지 중 가장 큰 것으로 이 정도 규모의 기지를 아시아 다른 곳에 다시 만드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트럼프는 한국이 미군 주둔 비용을 훨씬 더 많이 지불한다면 그걸로 만족할 것이다. 그의 동맹관, 다시 말해 즉 보호비 장사로서의 동맹 개념을 받아들이는 게 한국에게는 가장 간단한 해결책일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미국의 방위공약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한국을 중국과의 더 큰 전쟁에 연루시킬 것이라는 두려움을 부추기거나,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과 거래를 모색할 수도 있다.
과거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협상 기간 동안 대규모 한미 군사 훈련을 중단시켰고, 전직 관리들은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시키려는 그를 막아야 했다고 한다. 충성파들로 채워진 제2기에서 트럼프는 더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한 트윗 하나만으로도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를 손상시킬 수 있다.
CSIS 설문조사에서 핵무장에 반대하는 한국 전문가들 중 절반 이상이 미국 우선주의 대통령이 미국을 이끈다면 자신들의 핵무장 지지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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