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11년 만에 썼어요" 7천명 중 1명은 '귀 작은 아이' 청력까지 망가져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4.08.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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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11년 만에 썼어요" 7천명 중 1명은 '귀 작은 아이' 청력까지 망가져


#. 11살 A양은 얼마 전 처음으로 마스크를 착용했다. 선천적 소이증(小耳症)을 앓고 태어나 귀가 작고, 청력 손실이 심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얼마 전 귀재건 수술을 통해 또래 친구들과 다르지 않은 일상을 살게 됐다.

소이증은 태아 초기에 귀(외이)를 형성하는 조직이 덜 발달해 발생하는 병이다. 유전자 이상, 고령 출산, 약제, 풍진 같은 바이러스 감염, 방사선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귀의 크기가 정상보다 작거나 없어 귀 모양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경우, 귀에 기능적 문제가 생겨 청력 손실이 발생한 경우 등 여러 형태로 발병한다.



소이증 종류./사진=질병관리청소이증 종류./사진=질병관리청
소이증은 신생아 7000~8000명 중 1명 정도에서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산정 특례 대상이다. 대부분 한쪽 귀에서만 증상이 나타나지만, 전체 환자의 5%는 양쪽 귀 모두 문제가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는 환자 대부분 귓구멍이 없는 '귓불 타입'이라고 알려져 있다. 귓구멍이 없어도 측두골을 통한 진동음을 들을 수 있어 정상 귀의 약 절반 정도의 청력이 있다.

귀의 모양만 없는 경우에는 귀재건 수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가슴 연골을 떼어내 귀 모양으로 조각해 '새로운 귀'를 만드는 방법이 보편적으로 활용된다. 보통 6개월 간격으로 2~3번에 걸쳐 수술을 진행한다. 귀재건 수술은 귀의 크기가 성인의 80%에 도달하는 8~10세 이후에 수술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연골을 사용한 재건의 경우 10~12세로 수술 시기가 더 늦다.



박호진 고려대안암병원 성형외과 교수.박호진 고려대안암병원 성형외과 교수.
양쪽 귀에 소이증이 나타났거나 청력 손실이 동반된 경우는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등 다학제 협진이 필요하다. 외이도 성형술을 통해 막힌 외이도를 열고 청력과 언어 발달을 위해 뼈 전도 보청기 이식술 등을 시행해야 한다. 수술 이후로도 청각 재건 수술 등 지속적인 청각 재활로 청력을 개선해야 한다.

박호진 고려대안암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소이증 환자 중에는 적절하지 않은 시기에 무리한 재건 수술을 받거나, 신생아 시기 교정기를 착용하지 못해 경미한 귀기형을 치료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다각적 접근이 필요한 질환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전문 센터 등을 통해 올바른 정보에 기반해 치료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2006년 대학병원 내 세계 최초로 문을 연 고려대안암병원 귀성형연구센터의 귀재건 클리닉은 수술 시기가 된 10~12세 이후의 환자뿐 아니라 신생아, 소아 등 아직 귀재건 수술의 시기가 되지 않은 모든 연령을 대상으로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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