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워팔기 없어지니...스포티파이에도 밀린 네이버 바이브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2024.08.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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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사진=네이버


NAVER (160,100원 ▲100 +0.06%)(네이버)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바이브(VIBE)가 스포티파이에 역전 당하며 고전중이다. 지난해 11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의 번들링(끼워팔기)이 해지되면서 유저가 대폭 줄어든 영향이다. 스트리밍 업계는 유튜브뮤직 역시 끼워팔기에 대한 정부 규제가 시작되면 업계 최상단의 지각변동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22일 앱시장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87만명이던 국내 바이브 MAU(월간활성화이용자)는 한달 후 70만명 밑으로 떨어진 뒤 지난달 62만명 수준까지 꾸준히 감소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 음원앱 스포티파이는 70만명대 MAU를 유지하며 바이브를 제치고 업계 5위로 올라섰다.



이는 네이버플러스 끼워팔기에서 바이브를 제외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네이버의 멤버십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는 지난해 11월 멤버십 혜택을 개편하면서 네이버 시리즈온과 바이브 등 일부 콘텐츠 서비스 제공을 중단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당시 네이버플러스 사용자들이 바이브 등 콘텐츠 혜택보다는 적립과 할인 서비스를 선호한다는 판단 아래 일부 혜택을 조정한 것"이라며 "다수의 멤버십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재정립이었다"고 전했다.

현재 유튜브뮤직과 멜론이 양분하는 음원 앱 시장에서 이 같은 끼워팔기 중단은 바이브에 대한 '사망선고'와 다름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3위인 지니뮤직 (2,210원 ▲35 +1.61%)과 4위인 FLO(플로) 역시 KT (42,050원 ▲600 +1.45%)와 {SKT}의 통신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끼워팔기 덕에 현재 지위를 유지한다는 게 중론이다.



유튜브뮤직도 지난해부터 멜론을 제치고 업계 1위로 치고 올라온 배경에는 유튜브 프리미엄과의 끼워팔기 전략이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5일 이 같은 끼워팔기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보고 제재 의견을 담아 공소장 격인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모바일인덱스 기준 지난달 유튜브뮤직의 국내 MAU는 735만명으로 멜론(697만명)을 앞서 있다.

멜론을 제외한 국산 음원 앱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근본적인 배경에는 유튜브뮤직 등 외국 업체에 대한 수익배분 '역차별'이 깔려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9년부터 음원스트리밍 판매수익 중 저작권자의 배분 몫을 60%에서 65%로 올렸는데, 이 과정에서 유튜브뮤직과 애플뮤직 등은 '음악 전문 서비스가 아니다'는 유권해석을 받고 저작권료 지급 인상 의무가 면제된 바 있다. 당시 국내 음원 앱들은 불가피하게 구독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고질적인 경쟁력 저하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유권해석은 현실과 맞지 않다는 목소리가 국내업체들로부터 나온다. 당시 유튜브만 해도 앨범 표지만 이미지로 띄워놓고 음악을 틀어놓는 동영상이 상당수였다. 애플뮤직 역시 라디오나 웹하드 서비스를 같이 제공했지만, 음원제공이 주된 사업이었기에 "음원 스트리밍 업체로 볼 수 없다"는 문체부의 해석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플로나 지니뮤직처럼 끼워팔기에 의존하지 않으면 국내 음원 앱이 자생하기 힘들다는 게 바이브의 점유율 하락, NHN벅스 (3,480원 ▲45 +1.31%)의 지속되는 침체에서 나타나는 것"이라며 "6년 전 잘못된 유권해석에 따른 국내업체 역차별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 만큼, 공정위가 이번 유튜브뮤직에 어떤 제재를 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라잡아줄지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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