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에 진단기업 '롤러코스터'…"묻지마 투자 주의"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4.08.2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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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주요 진단기업 주가 상승률/그래픽=최헌정이달 주요 진단기업 주가 상승률/그래픽=최헌정


최근 코로나19(COVID-19) 재확산 등 영향으로 진단 제품 관련 기업의 주가가 잇따라 급등했다. 이달 들어 코스닥 시장 주가 상승률 상위권에 진단기업이 대거 포진했다. 하지만 단기 급등 뒤 급락세가 나타나는 등 극심한 변동성에 노출된 모습이라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진단기업별로 최근 코로나19 재유행 과정에서 실제 생산 확대 등을 통한 수혜 여부가 다를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20일 종가 기준으로 이달 코스닥 시장 주가 상승률 상위권에 진매트릭스 (2,935원 ▼90 -2.98%), 우정바이오 (3,060원 ▲705 +29.94%), 셀레믹스 (4,580원 0.00%), 미코바이오메드 (1,630원 ▼68 -4.00%), 랩지노믹스 (3,080원 ▲80 +2.67%), 피씨엘 (1,273원 ▲26 +2.09%), 휴마시스 (1,659원 ▲8 +0.48%), 수젠텍 (6,350원 ▲70 +1.11%), 씨젠 (25,850원 ▲50 +0.19%) 등이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모두 진단 또는 감염관리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이달 주가 상승률 1위인 셀리드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주가가 236.6% 폭등했다.



이달 진단기업의 동시다발적 주가 상승은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해외에서 엠폭스(원숭이두창) 발생이 늘어나는 등 국제 사회 전반으로 감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지난 7월 둘째주 148명에서 이달 둘째주 1359명으로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질병청에선 이달 말 코로나19 환자 수가 한 주 35만명까지 늘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해 최고 유행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전국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의 개학을 맞아 집단감염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졌다.



코로나19가 이달 들어 빠르게 확산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치료제와 진단키트 품절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의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생산 및 유통 과정을 면밀하게 관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말부터 코로나19 검사 수요 확대에 따라 자가검사키트 공급을 늘리고 있다. 국내 제조기업들이 이달 500만개 이상 자가검사키트를 생산할 예정이다.

다만 최근 주식시장의 진단기업 주가 동반 급등에 대해 다소 과열된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진단기업은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생산 확대 등에 따라 어느 정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최근 주식시장 흐름은 진단 관련 사업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본연의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주가가 오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증시에서 일부 진단기업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롤러코스터를 연출하기도 했다. 미코바이오메드는 12.3%, 셀레믹스는 9.4%, 수젠텍은 7.6% 하락했다.


한 진단업체 관계자는 "국내 주요 진단기업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과정에서 확보한 코로나19 진단 제품 생산능력은 최근 늘어난 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정도"라며 "다만 아직 재유행이 시작된 지 한 달 정도로, 이번 재유행과 관련한 진단 제품 생산 확대가 실제 기업 실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진단업체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검사는 대체로 병원이 아니라 각 가정에서 개별적으로 수행하기 때문에 PCR(유전자증폭)보다 신속항원검사(RAT) 위주로 수요가 늘고 있다"며 "코로나19 검사의 경우 진단기업마다 PCR이나 RAT 등 주력 제품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재유행 과정에서 실제 생산 확대를 통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받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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