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나홀로 성장...실적 쌓이는 신한은행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2024.08.19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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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해외 현지 법인 당기순이익 추이/그래픽=윤선정4대 은행, 해외 현지 법인 당기순이익 추이/그래픽=윤선정


신한은행이 베트남과 일본법인의 견고한 실적으로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해외법인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신한금융그룹은 베트남에서 제2의 도약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은행은 KB뱅크(부코핀은행)의 침체가 이어졌다. 우리·하나은행도 중국 등에서 부진하며 역성장을 기록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해외법인은 올 상반기 29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600억원)보다 13.9% 확대된 규모다.



개별 국가별로는 신한베트남은행이 상반기 14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실적을 이끌었다. 지난해 상반기(1260억원)보다 12.1% 증가했으며 2년 전(862억원)과 비교하면 63.8% 급증했다. 신한은행 최초 해외지점을 열었던 '맏형' 일본 SBJ은행도 선전했다. 상반기 7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612억원)보다 16.7% 성장했다.

특히 신한베트남은행은 2017년 ANZ BANK 베트남의 개인고객 부문을 인수하면서 베트남 내 외국계 리딩뱅크로 자리잡았다. 인수 직후 개인고객 대출 잔액은 7억 달러 수준에서 지난 7월말 기준 27억 달러로 확대됐다.



신한금융은 베트남에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 4108억원의 역대 최대 글로벌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중 베트남에서만 국내 금융회사 중 최대 규모인 총 1427억원(35%)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 15일에는 호치민에 위치한 그룹사 신사옥 입주 기념식을 가졌다. 은행, 카드, 증권, 라이프, DS 등 5개 그룹사 1200여명의 임직원이 한 건물에 입주해 협업 체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금융은 베트남에 동반 진출한 그룹사 간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신한만의 차별화된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번 신사옥 공동 입주를 통해 '고객중심'이라는 최우선 가치를 되새기고 베트남에서의 한층 더 높은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대형은행들은 해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은행은 KB뱅크의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해외법인 부문에서 87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KB뱅크는 지난해 부실채권 매각으로 일시 흑자(84억원)를 냈지만 올해 151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뱅크의 부실자산 규모가 2022년 35조 루피아(한화 약 3조400억원)에서 지난 7월 기준 11조 루피아(약 9500억원)으로 감축됐다"라며 "2025년까지 KB뱅크를 정상은행으로 만들기 위한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의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올 상반기 우리은행 해외법인이 거둔 순이익은 944억원으로 전년 동기(1402억원)보다 32.7% 줄었다. 핵심지역인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과 베트남 우리은행이 각각 10.5%, 6.3% 역성장했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며 조달비용이 증가하면서 순이자수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도 올 상반기 해외법인 부문에서 지난해에 견줘 9.8% 감소한 7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176억원의 깜짝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중국법인이 강화된 리스크 관리 기조의 영향으로 올해 44억원의 순이익에 그친 게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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