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위치한 알리바바그룹의 '쉰시(迅犀) 디지털 팩토리' 모습. /사진=김명룡
중국 현지언론들은 16일 전날 발표된 알리바바와 징둥의 실적을 집중 조명했다. 알리바바의 2분기 매출액은 2432억위안(약 4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늘었고 순이익은 242억위안(약 4.6조원)으로 29% 줄었다. 또 징둥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2914억위안(약 56조원), 순이익은 145억위안(약 2.7조원)으로 69% 늘었다.
알리바바의 2분기 실적은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를 2.6%포인트나 밑돌았다. 알리 산하 양대 온라인쇼핑몰인 타오바오와 티몰 매출은 오히려 전년보다 1% 줄었다. 이 가운데 더구나 알리바바 전체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징둥닷컴이나 핀둬둬(테무 모기업) 등과의 중국 내 경쟁이 치열해진 여파다.
징둥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징둥은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7% 늘어난 매출을 기록했는데, 당시에도 경쟁자들에 비해 느린 성장속도를 지적받았었다. 그런데 2분기 매출은 불과 1.2% 늘어나며 역성장을 눈앞에 뒀다. 지난해 2분기에는 매출이 7.6% 늘었었다. 순이익이 69% 늘어난 건 고무적인 대목이나 결국 이커머스 시장의 성패가 매출 크기에서 좌우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원인은 이들의 매출 구조에서 살펴볼 수 있다. 징둥 2분기 재무보고서를 보면 전자제품 및 생활가전 부문(-4.6%) 등은 매출 성장세가 둔화한 반면 생활필수품 부문(+8.7%) 매출과 서비스 부문(+6.3%) 매출은 상대적으로 크게 늘었다. 소비자들이 가전이나 전자제품 등 고가 고부가가치 제품 소비는 줄이고 생활에 꼭 필요한 저가소비재 쪽으로 소비의 방향을 틀고 있다는 의미다. 이른바 '불황형 소비' 패턴이다.
중국 베이징 소재 한 대형 쇼핑몰 전경. 주말임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우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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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택배 자체의 단가가 낮아져 택배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커머스 기업들의 매출은 주춤거리고 있다. 중국 경제플랫폼 비즈니스옵저버는 "알리바바와 징둥의 흐름은 현재 중국의 많은 소매업체들과 동일하다"며 "총 상품 판매량 및 단위 수량 면에서 더 많은 물건을 판매하지만 플랫폼의 수익과 이익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후발주자 격인 핀둬둬에 대해서는 실적 개선을 점치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핀둬둬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덩치와 리스크를 감수하는 공격적 경영으로 중국 내수와 해외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8월 말 발표되는 핀둬둬의 2분기 매출액을 전년 대비 91% 늘어난 999억9000만위안(약 19조원)으로 점쳤고 순익도 97% 늘어난 301억위안(약 5.7조원)으로 내다봤다. 핀둬둬는 한국에서도 저가상품으로 유명한 테무의 모회사다. 중국에서는 IP(지적재산권)를 준수하지 않는 '자유로운' 이커머스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