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 (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해군의 날 기념식 퍼레이드를 마친 뒤 외국 대표단과 모임 참석해 건배를 하고 있다. 2024.07.29 ⓒ AFP=뉴스1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해군이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작성한 핵 타격 훈련 프레젠테이션 기밀 문건을 입수해 러시아가 나토와의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에 대비해 전술핵 및 재래식 미사일의 유럽 내 타격 지점을 목록화했다고 보도했다.
문건에는 "해군이 높은 기동성을 통해 갑작스러운 선제 타격과 여러 방면에서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수행할 수 있다"며 "핵무기는 원칙적으로 군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파괴 수단과 함께 사용하도록 지정돼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나토와의 전쟁에서 러시아의 최우선 순위는 적의 군사적, 경제적 잠재력을 약화하는 것"이라고 적혔다.
지난 5월 러시아 국방부가 전술핵무기 훈련을 러시아 남부에서 시작했다고 밝힌 가운데 러시아군이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설치하고 있다. 2024.05.21/ ⓒ 로이터=뉴스1
군사 전문가들은 FT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는 민간 시설 및 주요 인프라 공격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가 발트해 연안과 동유럽 일대 나토 회원국과 전쟁을 벌일 경우 그 즉시 전쟁이 유럽 전체로 확대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자료"라고 지적했다. 전 나토 당국자 윌리엄 알베르크는 "평화 시 해상에서 핵무기를 운반하는 것의 내재된 위험을 고려하면 이 자료는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월 전술 핵무기 실사용 연습을 명령했다. 이에 러시아 해군은 지난 6월 발트해 연안 도시 칼리닌그라드에서 소련제 대함 순항미사일 'P-270'을 초계함에 탑재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나토 관계자들은 이 초계함에 신고되지 않은 전술 핵탄두 비축량이 저장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