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통화한 뒤 지중해에서 활동 중인 미 해군 핵추진 잠수함 조지아함을 중동 지역에 급파하기로 결정했다. /로이터=뉴스1
오스틴 장관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뒤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1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스라엘을 방어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지역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동 전역에서 미군의 군사력과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광고판에 최근 암살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와 이란의 마수드 페제슈키안 대통령이 손을 잡고 있는 그림이 걸려 있다. /로이터=뉴스1
하지만 국제사회의 요청에 이란 외무부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정치적 논리가 부족하고 국제법 원칙에 어긋난다"며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범죄에 대해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은 채 나온 유럽 3개국 성명은 뻔뻔하게도 이란이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침해에 대응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이 자국 수도에서 암살 작전을 펼친 데 대해 서방의 비판이 없음을 지적한 것이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 정부가 이스라엘을 저지할 결심을 굳혔으며 영국·프랑스·독일이 "가자지구 전쟁과 이스라엘의 무장 세력에 맞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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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란이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대응 수위를 고심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WP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무장 정파 지도자들과 비공개 회동에서 (이스라엘 공격에) 신중을 기할 것을 촉구했다며 이란이 전면전을 피하면서도 무력을 과시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WP에 "이란은 전쟁을 키우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제한적인 수준의 공격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하니예가 이란에서 암살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하니예는 이란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이 지목됐으나 이스라엘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자국 본토에서 국빈급 인사가 피살된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