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가격 추이/그래픽=김지영
13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리튬(탄산리튬)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위안 하락한 kg 당 72.50 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가격이며 2021년 2월 이후 3년6개월여만에 최저치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구성하는 주요 광물이다.
리튬 가격의 하락은 국내 양극재 기업의 상반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양극재 가격은 판매 당시의 광물 가격과 연동된다. 양극재 생산 기업이 광물을 매입하는 시점과 양극재를 판매하는 시점은 통상 2~3개월 정도 차이가 발생한다. 리튬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비싸게 광물을 매입해 양극재는 싸게 팔아야 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리튬 가격은 앞으로도 하락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를 중심으로 공급 과잉이 예상돼서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지난해 생산 능력은 2.2TWh(테라와트시)로 추정된다. 앞으로의 증설 물량을 감안하면 중국 배터리 생산 능력은 2025년 5.9 TWh 수준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중국은 최대 리튬 생산지 중 하나로 중국 내 배터리 생산량이 늘면 원자재인 리튬 생산도 덩달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중국 내 수요를 상회하는 리튬이 생산돼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 우위 상황이 이어진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국내 양극재 기업은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양극재 판매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38~40% 수준 하락할 것이란 전망치를 내놨다.
하반기에도 가격과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양극재 업계는 장기적으로 수익성 회복을 기대한다. 현 수준의 가격이 사실상 바닥권이어서 앞으로 저가형 전기차 등을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되면 가격 반등의 기회가 온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리튬은 원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서 추가 하락을 예상하기는 어렵다"며 "저가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