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2024년 경제전망 수정/그래픽=김다나
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KDI는 지난 8일 '경제전망 수정(8월)' 보고서를 발표하고 국내 연간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2.6%) 보다 0.1%포인트(p) 내린 수치다.
KDI는 연간 민간소비가 기존 전망(1.8%)보다 0.3%p 낮은 1.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수출 호조가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0.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전망(2.2%)보다 대폭 눈높이를 낮췄다.
근거는 내수 회복 지연이다. 고금리 탓에 자동차·의류 등 재화를 중심으로 민간소비 둔화세가 지속된다는 이유에서다. 건설과 설비투자도 기존 전망에 못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소매판매액지수(불변)는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2.9% 감소했다. 2022년 2분기(-0.2%) 이후 9분기 연속 감소세다. 감소 폭은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1분기(-4.5%) 이후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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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도 변수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13(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올랐다. 휘발유가 7.9% 올랐고 경유도 10.5% 상승하는 등 석유류는 8.4% 올라 2022년 10월(10.3%)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이 전년보다 5.5% 오르는 등 농산물 물가도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2023년 202조4500억 원에 달하는 한전의 연결기준 부채와 올 2분기 기준 15조3645억원(민수용, 발전용 합산)에 달하는 가스공사의 미수금 상황 등 에너지 기업의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전기.가스요금 변동 가능성도 변수다.
한은은 오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같은날 경제전망(8월) 수정치도 발표한다. 한은이 지난 5월 발표했던 성장률 전망치는 2.5%다. 반기별로 쪼개보면 상반기 2.9%, 하반기 2.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상반기 성장률은 2.8%를 기록했다.
경기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금리인하 목소리도 높아진다. 다만 선제적 금리인하 필요성과는 별개로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릴 확률이 높지 않아 보인다. 금리를 내렸을 때 우려 요인이 되는 아파트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문제가 개선되지 않아서다. 금통위 내부에서도 수도권 집값에 대한 경계심이 높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한 금통위원은 "과거 패턴을 고려할 때 이런 추세가 전반적인 주택시장 과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주택가격 상승은 가계부채 증가뿐 아니라 물가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