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시내 한 쇼핑몰에 설치된 전기자동차 충전소 모습. [서울=뉴시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정보 공개 움직임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화재 사고 이후 전기차 소비자들의 배터리 제조사 공개 요구가 거세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정부가 내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안전 정보를 공개한 완성차 업체들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 뿐만 아니라 수입차 업체들도 배터리 안전 정보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충전 중 충전커넥터를 통해 배터리 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탑재하고 해당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3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안전 정보에는 △전기차 자동차 고유번호(VIN) △배터리 팩 ID △배터리 충전정보(SOC)·열화 정보(SOH) △배터리 전압·전류·온도 등이 포함된다.
전기차 불안감 해소를 위해 자동차 업체들이 전력을 쏟는 이유는 전기차에 그만큼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를 깨기 위해 올해 기아 'EV3',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등 가성비 전기차를 선보였고 현대차 플래그십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아이오닉 7'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올해 신차 라인업의 상당부분을 전기차가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 판매가 둔화되면 실적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국토부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소비자들이 알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선 현행 자동차관리법의 시행령이나 규칙을 고쳐야 한다. 국토부는 법 규칙 개정에 앞서 업계 의견을 수렴 중이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제조·수입차 업체들은 오는 13일 국토교통부의 전기차 안전 점검회의에 참석해 배터리 정보 공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각자의 대책을 공유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전기차 화재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통해 최근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한 정확한 원인 등을 분석하고 관련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며 "국민들이 안심하고 전기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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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수입차 업체들은 제조사가 아닌 판매 자회사로 본사와의 협의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국내 업체만큼의 빠른 대응은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온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법인 임의로 부품 공급사를 공개할 수 없기 때문에 본사에 현재 한국 상황을 충분히 전달했고 자체적으로도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