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머니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기획재정부에 내년 12세 남성 청소년의 HPV 백신 무료 접종, 70세 이상 대상포진 백신 무료 접종, 19~64세 만성질환자 대상 인플루엔자 4가 백신 무료 접종 등을 위한 예산을 신청했다. 기재부에서 예산이 확보되면 내년부터 해당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백신들은 지난 1월 발표된 질병청의 '국가예방접종 도입 우선순위 설정 및 중장기 계획 수립' 연구결과에서도 도입 우선순위가 높게 나타났다. 백신 도입 우선순위 1순위는 19~64세 만성질환자 대상 인플루엔자 4가 백신이며 4순위는 70세 이상 대상포진 생백신, 6순위는 12세 남·여아 HPV 9가 백신이다.
지난달 대한부인종양학회·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대한두경부외과학회와 세 개 학회의 모학회를 포함한 한국 전문가 그룹은 아시아·오세아니아 생식기 감염 및 종양학회에서 HPV 백신을 남녀 모두가 접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자궁경부암, 두경부암, 생식기 사마귀, 음경암, 남성 불임을 비롯한 관련 질환의 예방을 위해 성별에 상관없이 9~26세 사이에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며 "HPV는 여성은 물론 남성에서도 흔하게 감염되고 남녀 모두에서 다양한 질병과 암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남성과 여성이 함께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보건의료 방향성"이라고 했다.
자궁경부암의 90%와 항문생식기암·구인두암의 70%가 HPV 감염으로 발생한다.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과 구인두암을 90% 이상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저출산 시대인 만큼 소아·청소년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남성 난임 확률을 줄이기 위한 차원에서도 HPV의 남아 백신 무료 접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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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선 다수 국가가 남녀 모두에 HPV 백신 접종을 지원한다. 지난 4월 기준 HPV 국가필수예방접종을 시행하는 172개국 중 절반가량인 85개국이 남녀 접종을 지원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38개국 중에선 33개국이 여성과 함께 남성이 HPV 백신을 접종하도록 국가필수예방접종 대상으로 도입했다. 그 중 28개국은 HPV 9가 백신으로 예방 중이다. 한국과 멕시코, 코스타리카만 2가와 4가 백신을 여자 청소년에게만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