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Y 염색체' 여자 복서, 성별 논란에도 금메달 획득…압도적 승리

성별 논란이 불거졌던 알제리의 복서 이마네 칼리프 /사진=뉴스1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가 성별 논란에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칼리프는 10일(한국 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결승전에서 중국의 양류에게 5-0 판정승을 거뒀다.

이로써 칼리프는 알제리 선수단에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이는 알제리 여자 복싱 역사상 첫 메달이자, 알제리 복싱 전체를 통틀어서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당시 호시네 솔타니 이후 28년 만에 획득한 금메달이기도 하다.

칼리프는 대만의 린위팅과 함께 이번 대회에서 성별 논란의 중심에 있는 선수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이들이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가졌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했으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들의 파리 올림픽 출전을 허가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두 선수는 여자로 태어나 여자로 자랐고 여권에도 여자로 나와 있다"며 "오랫동안 여자로 경쟁해 온 두 선수는 명확하게 여자 선수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두둔했다. 이어 "이 선수들을 여성으로, 인간으로 존중해주길 바란다. 모든 여성은 여성 대회에 참가할 인권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제복싱협회(IBA)와 IOC는 이들의 올림픽 출전을 두고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다. 두 선수와 경쟁한 선수들 역시 경기 후 손으로 'X'(엑스) 표시를 하는 퍼포먼스로 반대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선수들의 반발에도 IOC는 결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결국 대회 내내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던 칼리프는 금메달을 획득했다. 린위팅은 오는 11일 율리아 셰레메타(폴란드)와 57㎏급 결승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