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빚투 1.3조 줄어"…폭락장 공포, 역대급 반대매매 덮쳤다

머니투데이 천현정 기자 2024.08.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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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융자잔고 추이/그래픽=이지혜 디자인 기자신용융자잔고 추이/그래픽=이지혜 디자인 기자


20조원에 달하던 신용융자잔고가 하루 만에 1조3000억원 감소하며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달 초 국내 증시가 급락하며 미수금 대비 반대 매매 비중도 올해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신용융자잔고는 17조1268억원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 시장은 9조8132억원, 코스닥 시장은 7조3135억원이었다.



하루 만에 1조3363억원이 증발하며 역대 최대 낙폭을 경신하기도 했다. 지난 6일 19조554억원에서 7일 17조7191억원 감소하며 1조3000억원이 증발했다. 지난 2022년 6월27일 하루 만에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8476억원 줄어든 이후 최대 낙폭이다.

신용융자잔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갚지 않고 남은 금액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주가 상승이 예상될 때 신용거래가 이용된다. 지난달 초에는 상승장에 대한 기대감에 20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이달 초 국내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며 신용융자잔고가 급감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 급락의 여파로 신용거래에 따른 반대매매 우려도 제기됐다. 반대 매매란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해 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신용융자 등으로 빌린 자금의 비율이 증권사가 정한 담보 비율보다 낮아져 계좌에 담보 부족이 발생하면 투자자들은 2영업일 이내에 부족 금액을 채워 넣어야 한다. 이 비율은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정하는데 통상적으로 140% 미만이다. 기한 내로 담보 부족이 해결되지 않으면 다음 거래일 오전에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 매매를 체결한다. 급락장에서는 주가가 떨어지며 담보 평가금액이 담보유지비율에 미달하게 돼 반대매매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지난 6일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433억원,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비중은 4.6%까지 치솟으며 올해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 7일과 8일 반대매매금액이 각각 214억원에서 130억원으로, 반대매매비중은 각각 2.1%에서 1.1%로 다시 줄어들고 있다.

이 기간 주요 증권사(NH투자증권·대신증권·메리츠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의 의 담보 부족 계좌 수도 급증했다. △7월31일 1만1038개 △8월1일 6858개 △8월2일 1만5668개에 달하던 담보 부족 계좌 수는 △8월5일 3만7685개 △8월6일 3만47개까지 늘어났다.


통상적으로 담보 부족이 발생한 날로부터 3영업일째까지 담보 부족이 해소되지 않은 계좌가 담보 부족 계좌로 집계된다. 지난 5일(-8.77%) 낙폭이 컸던 코스피가 6일(+3.3%)과 7일(+1.83%) 연속으로 반등세를 보이며 급증했던 담보 부족 계좌수도 △8월7일 5477개 △8월8일 6932개로 다시 줄어들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5일 급락 이후 국내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예정된 지수 발표에 주목하며 변동성 국면을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한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침체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확산하며 국내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다"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발표를 앞둔 물가와 소비 관련 지표들이 증시 방향성을 결정지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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