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 아직 안 꺾였다" 덩달아 뛰어오른 전선·전력주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4.08.01 16:42
글자크기
1일 국내 주요 전선·전력주 상승률.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1일 국내 주요 전선·전력주 상승률.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1일 국내 증시에서 전선·전력주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밤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몇몇 빅테크주가 강세로 마감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AI(인공지능) 산업의 발전과 함께 전력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며 전선·전력주의 중장기적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대원전선 (2,805원 ▼85 -2.94%)은 전일 대비 265원(8.33%) 오른 3445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원전선은 전력 및 통신 케이블 제조·판매업체다. 주요 제품은 전력배송전에 사용되는 나선과 전력 전선, 절연전선, 통신전선 등이다. 이 때문에 전선주가 주목받을 때마다 주가가 널을 뛰었다.



이와 함께 KBI메탈 (2,720원 ▼70 -2.51%)(29.80%), 세명전기 (5,500원 ▼20 -0.36%)(6.86%), 일진전기 (19,840원 ▼210 -1.05%)(5.23%), 가온전선 (31,900원 ▼600 -1.85%)(3.93%), LS (102,600원 ▲400 +0.39%)(3.63%), LS에코에너지 (24,600원 ▼300 -1.20%)(1.26%) 등도 동반 강세를 보이며 일일 상승률이 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다. 이들 종목은 전선·전력을 영위하거나 이같은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를 보유한 기업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전선·전력주는 미국 빅테크주의 반등과 함께 다시 날아올랐다. 최근 미국에서는 AI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투자금이 옮겨가는 순환매가 나타나며 빅테크 기업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 특히 미국 기술주 상승을 이끈 '매그니피센트7'(M7) 종목이 급락하면서 전선·전력주 주가도 시들했다.



이날 미국에서 빅테크 주가가 오르면서 전선·전력주에도 반전이 찾아왔다. AI 반도체 대표주자로 꼽히는 엔비디아는 모간스탠리에서 최선호주로 선정되고, 경쟁업체 AMD가 호실적을 발표해 AI 전용칩 수요가 견조하다는 여론이 형성되며 12%대 급등 마감했다. 애플(1.5%), 메타(2.51%), 아마존(2.9%) 등도 상승 마감했다.

빅테크 기업과 함께 전선·전력주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술 발전과 함께 전력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서다. 올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4년 전력 보고서'(Electricity 2024)에서 글로벌 데이터 센터의 총 전력 소비가 2026년까지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데이터센터, 가상자산, AI의 전력 수요가 급증해서다. 2026년까지 AI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최소 1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에서 노후 전력망 현대화에 속도를 내는 점도 전선·전력주에 호재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 5월 연방정부와 21개 주(州) 정부가 노후화된 인프라 및 새로운 전력망 강화 기술 등을 충족시키기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의 계획을 발표했다. 노후 전력망이 폭풍 등 악천후에 취약해 정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청정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효율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전선·전력주에 중장기적인 관심을 기울일 만 하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국내와 해외 관련주 주가가 올랐지만 단기적인 것이 아니라 더 길게 지속되는 추세가 될 수 있다"라며 "AI 확산과 데이터 센터 확장, 이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함께 중장기 투자 테마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