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vs하이브, 아수라장 여론전에 사라진 핵심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2024.07.3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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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어도어,하이브/사진=어도어,하이브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 임원진 사이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 4월 '민희진 대표가 어도어 경영권 탈취하려고 했다'며 문제를 제기한 하이브와 '뉴진스 표절 및 하이브의 차별적인 방치가 우선이었다'는 민 대표의 의견은 아직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시간이 점차 흐를수록 이 본질은 사라지고 다른 논란들만 커지고 있다.

민 대표는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사내 성희롱 사안에 대한 사실 왜곡 및 기사 왜곡 부분을 바로잡기 위한 정정 표명을 했지만, 전달력에 한계가 있었다. 가능한 정확한 내용과 사실을 공유하고자 한다"며 장문의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는 민 대표가 사내 성희롱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보도에 대한 반박이다. 당시 사건을 보도한 디스패치는 민 대표가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된 부대표 A와의 카톡 대화에서 A의 편을 들며 피해자 B에 대해 막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민 대표 측 법률 대리인은 "해당 성희롱 건은 3월 16일부로 하이브 인사위원회에서 혐의없음으로 종결한 건"이라고 해명했지만, 민 대표는 추가적으로 대화 원본을 공개하는 초강수를 뒀다.

/사진=스타뉴스 DB/사진=스타뉴스 DB


4월 시작된 양 측의 승패가 처음으로 갈린 건 하이브 측 요구로 열린 임시주주총회였다. 당시 하이브의 목표는 민 대표를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것. 반대로 민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를 가른 건 법원이다. 하이브의 의결권을 제한해달라는 민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고 민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

두 번째 기자회견에서 개선장군처럼 당당하게 입장한 민 대표는 하이브에게 화해 하자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하이브의 태도를 보면 사실상 민 대표의 화해 제스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전에도 어림 짐작할 수 있었지만, 하이브의 민 대표 사이는 이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섰다.

그 후 뉴진스의 컴백 등으로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는 듯한 양 측의 대결은 다시 시작됐다. 하이브, 아일릿의 소속사 빌리프랩, 르세라핌의 소속사 쏘스뮤직 등이 민희진 대표를 상대로 줄고소를 제기하며 시작됐다.


민희진 대표의 선택은 5명의 임원진을 상대로 한 '맞고소'였다. 하이브가 불법으로 취득한 개인 간의 메신저 대화와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유출, 자신들의 의도대로 편집해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는 데 활용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이브 역시 무고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하이브/사진=하이브


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여론전도 다시 달궈졌다. 민 대표는 하이브가 약속을 어기고 뉴진스의 데뷔를 미뤘다고 주장했는데, 민 대표가 의도적으로 뉴진스의 데뷔를 지연시켰다는 전혀 상반된 주장이 등장한 것이다. 이에 뉴진스의 부모가 등장해 쏘스뮤직이 멤버들을 방치했고 자신들은 어도어와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제기된 것이 이번 성희롱 논란이다. 언론의 보도로 알려진 것이지만, 민 대표는 사실상 하이브가 그 배후에 있다고 보고 있다. 민 대표 측은 "하이브의 인사위원회에서 직접 혐의없음을 밝혔음에도 뉴진스의 활동이 중단되는 이 시점에서 다시 민희진 대표에 대해 다양한 공격이 이뤄지는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시질 요청드린다"라고 부탁했다.

여기에 뉴진스 팬덤 버니즈는 31일부타 다음달 2일까지 하이브 사옥 정문 앞에 근조화환을 배치하는 시위를 진행한다. 민 대표를 지지하는 이들은 뉴진스와 어도어를 지키겠다는 이유로 이번 시위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대표를 지지하는 뉴진스 부모·팬덤, 하이브를 지지하는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과 쏘스뮤직 등 이번 사태와 연관된 여러 집단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며 민 대표와 하이브 사이의 2차전은 더욱 혼탁한 모양새를 띠고 있다. 가장 먼저 제기됐던 문제들은 어느새 밀려난 모양새다. 이에 따라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아수라장이 된 민 대표와 하이브의 2차전은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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