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대박" 생각나서 열어보니...묵혀둔 금, 진짜 '금값' 됐다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2024.07.3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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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금현물 지수 추이/그래픽=윤선정 기자KRX금현물 지수 추이/그래픽=윤선정 기자


최근 글로벌 증시에 불확실성이 번지면서 안전 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심리가 달아오르고 있다. 금 가격을 추종하는 파생상품에도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커지고 있어 호재가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 따르면 전일 기준 국내 금 1g(그램)의 가격은 10만66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8일 종가 8만6340원에서 23% 뛰어 올랐다. 같은 기간 KRX 금현물지수도 23% 상승한 2500.8을 기록했고, 이달 들어서는 3% 상승했다.



KRX 금현물지수를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지수는 올해 46.5% 치솟았다. 금 상장지수상품(ETP)들도 나란히 20% 이상 올랐다.△ACE KRX금현물 (15,610원 ▲160 +1.04%) ETF(상장지수펀드) △미래에셋 KRX금현물 Auto-KO-C 2810-01 ETN(상장지수증권) △삼성 KRX금현물 ETN 등이 있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 시장 활황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으로 중국-대만 갈등 심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격화 등에 따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했고, 금과 금 관련 상품의 수요 심리를 지속적으로 자극해왔다. 증시 불확실성도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미국 대선 및 빅테크(거대기술기업) 실적 우려에 따라 변동성을 키우며 급등락하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RX금시장 거래량은 전년동기 대비 15%, 거래대금은 40% 늘어났다. KRX금시장 연도별 거래량을 보면 올해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총거래량 대비 65%, 거래대금은 78% 수준을 달성했다. 그중 개인 투자자 거래 비중은 42.9%에 달했다.

ACE KRX금현물의 경우 원자재 ETF 중 연금계좌에서 자금유입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에서 해당 상품에 유입된 자금은 1342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원자재 ETF 18개가 기록한 평균 자금유입액이 39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이다. 김승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컨설팅담당은 "금은 대표 안전자산으로 시장 변동성이 심화하면 투자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당사 ETF는 현물형 상품이어서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 및 IRP(개인형퇴직연금) 등 연금계좌에서 70% 한도까지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 가격이 단기적 횡보 구간에 진입해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가시화된 호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다. 금은 이자가 없는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지게 되면, 반대로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다.


현재 시장에서는 올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가 두번, 적어도 한차례 이상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혜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단기간에 격하게 흔들리고 있는데 가장 중요하게 볼 것은 금리 인하 여부"라며 "그간 먼 시각으로 바라봤던 금리 인하가 확실해지다보니 시장에도 빠르게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선의 수혜 자산으로 꼽히기도 한다. 트럼프가 감세 등 친시장주의적인 정책을 내놓으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현상이 나타나고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재차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1기(2017~2021년 대통령 당시) 때 개인, 법인, 재산세를 모두 인하하는 대규모 감세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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