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감독 필요 없어" 황당 경질하더니…인도 양궁 첫 경기서 '광탈'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2024.07.30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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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양궁 대표팀의 디피카 쿠마리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에스플라나드 데 앵발리드에서 열린 파리 2024 올림픽 여자 양궁 8강전에서 과녁을 조준하고 있다./AFPBBNews=뉴스1인도 양궁 대표팀의 디피카 쿠마리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에스플라나드 데 앵발리드에서 열린 파리 2024 올림픽 여자 양궁 8강전에서 과녁을 조준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한국인 감독을 2024 파리 올림픽 현장에서 황당하게 경질한 인도 양궁 대표팀이 여자 양궁 단체전 첫 경기에서 탈락했다.

인도 여자 양궁 대표팀은 28일(현지시간)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 0대6(51-52, 49-54, 48-53)으로 완패했다.

1세트에서 7점을 연발하며 1점 차로 뒤진 인도 대표팀은 2세트에서는 두 차례나 6점을 쏘는 등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마지막 3세트에서는 첫발부터 안키타 바카트 선수가 4점을 쏘며 무너졌다. 한때 여자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디피카 쿠마리도 1세트에 7점과 9점, 2세트에 8점과 6점을 쏘며 부진했다.



인도 양궁팀 총감독을 맡았던 백웅기(63) 감독의 지휘 없이 첫 경기에 나섰던 인도 대표팀은 이날 세트 점수를 1점도 따내지 못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인도 양궁협회는 첫 경기 탈락 결과에 대해 "인도 대표팀 선발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던 디피카 쿠마리의 부진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푸르니마 마하토 인도 대표팀 코치는 "디피카가 세계적인 양궁 선수들에게 필요한 '강한 정신력'을 갖지 못했다"며 "강한 바람이 원인이었다. 바람의 방향을 판단하고 활을 쏘는 데까지 평소보다 시간이 걸렸다. 오랫동안 활시위를 잡고 있을수록 긴장감이 더해졌을 것"이라고 했다.

2012년 8월 2일 2012 런던 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 결승에서 기보배(오른쪽)가 멕시코의 아이다 로만을 물리친 후 백웅기 당시 한국 양궁 대표팀 코치(왼쪽·현 인도 양궁 대표팀 총감독)와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2012년 8월 2일 2012 런던 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 결승에서 기보배(오른쪽)가 멕시코의 아이다 로만을 물리친 후 백웅기 당시 한국 양궁 대표팀 코치(왼쪽·현 인도 양궁 대표팀 총감독)와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백웅기 감독은 국내에서 2004 아테네 올림픽 여자팀 코치, 2012 런던 올림픽 여자팀 감독을 맡아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를 한국에 안겼다.

앞서 인도올림픽위원회(IOA)는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인도팀과 현지 훈련을 한 뒤 파리에 도착해 경기장·선수촌 출입 신분증인 'AD(Accreditation) 카드' 발급을 기다리던 백 감독에게 "더 이상 양궁 대표팀 감독 역할을 할 필요가 없으며, AD 카드 발급 요청도 하지 않았다. 20일로 예약된 항공편으로 인도에 돌아오라"고 통보했다.


2022년부터 인도 양궁팀 총감독을 맡아온 백 감독의 계약 기간은 올림픽 이후인 8월 30일까지였다. 올림픽 참가를 위해 파리에 도착했다가 황당하게 경질을 당한 백 감독은 "중요한 시기에 올림픽 코치 역할에서 제외됐다. 굴욕적이고 모욕적"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백 감독이 올림픽 코치진에서 제외된 지 하루 만에 한 물리치료사가 합류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현지 언론은 해당 물리치료사가 협회 사무총장과 가까운 사이였던 덕분에 백 감독 대신 들어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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