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폰 뿌려 1년치 매출 두달동안 뽑아…티메프 사태 계획적" 판매자들 호소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2024.07.2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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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강남구 태헤란로 소재 위메프 본사 인근 건물에서 진행된 위메프·티몬 판매자 피해 모임에서 한 판매자가 연설에 나선 모습/사진=조한송 기자 28일 서울 강남구 태헤란로 소재 위메프 본사 인근 건물에서 진행된 위메프·티몬 판매자 피해 모임에서 한 판매자가 연설에 나선 모습/사진=조한송 기자


이커머스 티몬과 위메프의 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피해를 입은 판매자(셀러)들이 이번 사건은 양측 회사가 계획적으로 벌인 일 이라고 주장했다.

28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태헤란로 소재 위메프 본사 인근 건물에서 위메프·티몬 셀러 대책회의에 판매자 40여명이 모였다. 이날 판매자들은 차례로 자신들의 겪고 있는 피해 상황과 이번 사건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이날 판매자들의 공통적인 주장은 양 이커머스 측이 사전에 대금 정산 지연 사태의 위험성을 인지했으면서도 자체적으로 쿠폰 등을 발행해 매출을 높이는데 집중했다는 점이다.

25년간 온라인 판매사업을 진행해왔다는 박 씨는 "28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간 고가의 제품을 팔아온 터라 티몬 매출은 많지 않았다"며 "티몬 MD의 연락이 와서 지난 5~6월 행사에 참여했고 그 결과 당시 두달간 매출이 1년 매출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직원들은 매출 규모를 높여서 상장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지 다른 설명은 없었다"며 "임직원의 개입없이 일반 직원이 30% 이상의 역마진이 예상되는 할인 쿠폰을 발행해서 사건을 일으켰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이어 "다른 사이트에서도 똑같이 판매했지만 티몬에서 쿠폰을 공격적으로 발행하면서 전체 매출의 4분의 1 가량이 티몬에서 발생했다"며 "돈은 어딘가로 들어왔을텐데 왜 판매자들이 받을 수 없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자신을 스타트업 대표라고 밝힌 또다른 판매자 신 씨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갑자기 티몬에서 프로모션을 강하게 펼쳐 소비자들을 끌어모은 뒤 자금을 엉뚱한 용도로 쓰면서 발생했다는 것"이라며 "티몬과 위메프가 판매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자금을 자신들이 운용한 불법 횡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오픈마켓은 판매자와 소비자간 거래 대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관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들은 본질적으로 오픈마켓과 판매자간 결제대금 구조를 손보고 이에 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판매자는 "세금을 내고 물건을 판매한 뒤 두달 뒤 후불로 결제를 받다보니 판매자들이 을의 입장으로 오픈마켓에 대금을 달라고 호소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온라인 시장의 매출규모가 커졌는데 이를 보호할 제도가 미흡하다는 점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판매자들은 정산 지연의 여파가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했다. 결제대금이 통상 두달 뒤 결제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것이란 점에서다. 농업회사를 운영중이라고 밝힌 또다른 판매자는 "큐텐 글로벌에 이전돼 있는 판매자가 약 6만여명 인데 대형 판매자부터 시작돼 소형 판매자까지 피해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본다"며 "당장 직원들 인건비나 사무실을 운영할 자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긴급 대출을 지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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