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 앞으로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모여들자 경찰이 현장 질서 및 안전 유지에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27일 업계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가 정산 기일이 지났는데도 판매자에게 지급하지 않은 미정산금 규모는 약 17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다만 이는 공식 집계된 수치가 아닌 현재까지 나타난 피해액을 합산한 추정치로 피해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판매자들에 지급해야할 미정산금이다. 피해액의 대부분이 미정산 금액이다. 자본잠식 상태인 티몬과 위메프가 외부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미정산금을 해결하기는 어렵다. 큐텐 그룹 도 자금 사정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인 구영배 회장의 사재 출연 시나리오까지 거론되는 배경이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티몬과 위메프가 이번 대금 정산 문제를 모두 해결한다고 해도 시장의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픈마켓의 경쟁력은 다양한 상품 구성에서 나오는데, 티몬과 위메프에서 정산 지연으로 자금난을 겪고 이탈한 판매자들이 해당 플랫폼에 재입점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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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커머스 시장 현황/그래픽=김지영
유통업계에서는 자금력이 탄탄하고 지급보증을 받을 수 있는 대기업, 흑자기업 중심으로 판매자들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구도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쿠팡이 24.5%, 네이버가 23.3%의 시장을 각각 점유하고 있다.
지마켓 옥션 SSG닷컴의 시장점유율이 10.1%로 뒤를 이었고 11번가 7%, 카카오 5%, 롯데온 4.9% 순이다.
이 중 쿠팡, 네이버, 지마켓 옥션 SSG닷컴(신세계그룹), 11번가(SK그룹) 등 1위부터 6위까지 모두 대기업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쿠팡과 네이버, 카카오를 제외하면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구도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오픈마켓 시장현황/그래픽=김지영
이커머스 전체 시장 점유율로 보면 쿠팡의 점유율이 가장 높지만 오픈마켓으로만 따져보면 네이버쇼핑의 점유율이 42.4%, 쿠팡이 15.9%다.
티몬과 위메프가 오픈마켓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에 직매입 중심의 쿠팡보다는 사업구조가 유사한 네이버쇼핑으로 판매자들과 소비자들이 더욱 몰릴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2조5000억원 이상의 거래액이 네이버쇼핑으로 이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임희석 연구원은 "네이버로 2조5000억원 이상 GMV(총거래액) 유입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티몬과 위메프의 시장점유율 3% 중 1%가 네이버로 이전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