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고객까지 잡아라"…휴가철 '현금 환전' 경쟁도 치열

머니투데이 이병권 기자 2024.07.2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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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현금 환전' 혜택 뭐가 있나/그래픽=이지혜휴가철 '현금 환전' 혜택 뭐가 있나/그래픽=이지혜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에 은행들의 '현금 환전' 모객 경쟁이 활발하다. 해외로 나가는 국내 여행객뿐만 아니라 한국에 오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환전 혜택도 생겼다. 은행들은 현금 환전이 '트래블카드'처럼 환전 수수료 무료는 아니지만 그만큼 상응하는 혜택들로 고객을 만족시키겠다는 생각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16일부터 선불 결제 플랫폼기업 아이오로라와 제휴해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환율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아이오로라 '나마네카드'를 소지한 외국인은 미국 달러(USD)·위안(CNY)·엔(JPY)·유로(EUR)를 인천국제공항(인천공항) 내 국민은행에서 현금 환전 시 환전 수수료의 50%를 할인받는다.



나마네카드는 카드 디자인을 원하는대로 제작할 수 있어서 해외 케이팝(KPOP) 팬들에게 '최애' 사진으로 카드를 만드는 '꿀템'으로 유명하다. 인천공항 제1·2터미널에 나마네카드 발급기가 4대나 있어 인천공항 제1사업자인 국민은행은 전략적으로 이점을 잘 활용했다. 또 외국인까지 환전 고객으로 확장하는 효과를 봤다.

해외로 나가는 국내 여행객을 확보하기 위한 현금 환전 혜택 경쟁은 이미 한창이다. 국민은행은 현금 환전 이력이 있는 고객에게 '참좋은여행' 패키지 가이드·기사 비용을 지원해준다. 일본·대만·홍콩 등으로 가는 상품들이다. 우리은행은 '환전 주머니'를 통해 환전하는 고객에게 로밍 혜택을 제공한다. 휴대용 와이파이 'KT로밍에그' 20% 할인에 더해 3일 사용 시 하루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쇼핑에 중점을 뒀다. 하나은행은 다음달 말까지 영업점과 하나원큐 앱을 통해 기타 통화로 미화 환산 100달러 이상을 환전한 고객에게 공항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라·신세계면세점 쇼핑지원금과 적립금을 준다. 신한은행도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신한 SOL뱅크'로 100달러 이상 환전한 고객에게 최대 50달러 대한항공 기내면세점 '스카이숍'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은행들이 각종 혜택으로 현금 환전 고객을 모집하는 배경에는 환전 수수료 확보에 있다. 최근 주요 은행들이 '트래블카드'를 출시하면서 환전 수수료 무료를 내세워 경쟁하다 보니 '역마진'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 이에 '비교적' 전통적인 환전 방식인 앱을 통한 환전 신청이나 은행 방문으로 환전하는 방식이 환전 수수료를 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 됐다.

트래블카드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 은행들도 '틈새시장'으로 현금 환전 서비스를 노린다. 트래블카드 시장에서 출혈이 없는 만큼 현금 환전시 제공할 수 있는 혜택으로 고객을 끌어들여 마찬가지로 수수료 이익을 얻을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오는 9월30일까지 500달러 이상 현금 환전한 고객에게 해외호텔 최대 10만원 할인권·신라면세점 최대 18만5000포인트 쿠폰을 증정한다. 매일 선착순 20명에게 커피쿠폰도 준다. BNK경남은행도 모바일뱅킹 환전 고객에게 제휴사 와이파이도시락 15% 할인 또는 도시락유심·eSIM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트래블카드가 있다해도 대부분 여행객은 소액의 현지 통화를 환전해간다"며 "파이가 전만큼 크진 않지만, 지금은 작은 환전 수수료들도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입장에서도 혜택들을 잘 활용하면 환전 수수료를 아끼는 것만큼의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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