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정부 흔드는 부동산 침체…토지매각 수입 '반토막'난 곳도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4.07.1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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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침체로 중국 부동산업체들의 토지 매입이 줄면서 지방정부들의 토지 매각 수입이 급감했다. 이로 인해 지방정부의 재정이 악화되고 중앙정부의 재정부담이 확대되고 있으며 국유 부동산업체의 토지 매입이 늘면서 시장이 국유업체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중국 광저우의 아파트 건설현장/사진=중국 인터넷중국 광저우의 아파트 건설현장/사진=중국 인터넷


11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화타이증권을 인용해, 올해 상반기 중국 토지 판매면적이 약 9억9000만㎡로 작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으며 판매금액은 약 1조1000억위안(약 209조원)으로 35%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매각되는 토지 중 가장 가격이 비싼 주택용지가 부동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상반기 주택용지 판매면적은 1억8000만㎡로 지난해 동기 대비 35% 감소했으며 판매금액은 6694억위안(약 127조원)으로 42% 쪼그라들었다.

중국 부동산 산업은 2021년 하반기부터 유동성 위기에 진입했으며 이후 토지 판매 시장 역시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의 토지 매각 수입은 2021년 8조7100억위안(약 1655조원)에서 2023년 5조8000억위안(약 1104조원)으로 33.4% 급감했다. 위에카이증권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토지 매각 수입은 4조7000억위안(약 893조원)으로 또다시 19% 감소할 전망이다.



중국의 토지 매각 수입은 지방정부 재정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지방정부는 토지 매각 수입을 교육, 관개시설 건설, 보장성 주택 등에 사용한다. 중국에서 토지재정(土地財政)으로 부르는 현상이다.

수입 측면에서 볼 때, 지방정부의 토지 재정 의존도 하락은 중앙 정부의 이전지출 의존도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중앙정부의 재정부담이 커졌다. 지출 측면에서는 지방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추진하기 어려워지면서 공공정책 목표 실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 민생증권은 올해 상반기 중국 전역의 토지시장을 집계한 보고서에서 광둥, 닝샤 및 텐진의 토지매각 수입 하락폭이 각각 64%, 62% 및 60%에 달한다고 밝혔다. 중국 남부에 위치한 수출기지로서 중국 성(省) 중 가장 많은 1억26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광둥성의 토지 매각 수입이 급감한 건 충격적이다.


광둥성의 지난해 GDP는 13조5700억위안(약 2578조원), 토지 매각 수입은 3415억위안(약 64조9000억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537억위안(약 10조2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상반기 동부연해 지역인 장수, 저장성의 토지 매각 수입도 작년 동기대비 각 52%, 37% 감소했다. 중국 양대 직할시인 베이징과 상하이의 토지 매각 수입만 지난해 대비 각 16%, 19% 감소하며 하락폭이 제한적이었다.

민간 부동산업체들의 유동성 위기로 중국 국유 부동산업체들의 토지 매입은 눈에 띄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 국유 부동산업체의 토지 매입 비중은 80%에 달했다. 중국 부동산 산업이 국유업체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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